[부동산]서울아파트값 주식시가총액 맞먹어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7시 29분


서울의 아파트를 모두 팔면 증권거래소 상장회사 주식을 몽땅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는 29.1평, 2억1473억원(평당 739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유니에셋은 최근 한 달간 서울시 아파트 단지 현황과 시세를 조사해 10일 이같이 밝혔다.

공사 및 철거 중인 아파트와 임대아파트 등을 빼고 거래가 이뤄지는 서울 아파트는 83만8565여 가구. 총액은 180조677억원에 이른다. 이는 거래소 상장사 주식 시가 총액 183조2660억원과 맞먹는다.

유니에셋 김학용 시세팀장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100가구 미만 단지까지 합치면 서울 아파트 값 총액은 거래소 상장사 주식 시가 총액을 웃돈다“ 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과 주가 총액 역전=5월까지 상장기업 주가 총액은 서울 아파트값 총액보다 훨씬 높았다. 5월말 주가 총액은 230조원대였으나 아파트값 총액은 170조원을 조금 웃돌았다. 이후 주가는 떨어지고 서울 아파트 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주가와 아파트값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아파트 값 총액은 180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 총액 상위 5개 업체 주식을 모두 합쳐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강남권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 따른 결과다.

▽강남권 아파트값이 서울의 절반 육박=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권 아파트 값은 79조5151억원.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값의 44%다. 강남권에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내년 말이면 강남권 아파트값이 서울 전체의 절반에 이를 전망이다.

구(區)별 아파트값 차이도 매우 컸다. 강남구의 경우 아파트값 총액은 30조827억원으로 한 채 당 시세가 3억5826억원(평당 1197만원)에 이르렀다. 이는 노원구(1억3045만원)의 2.7배다.

동(洞)별로는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값이 평균 6억36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압구정동 5억4469만원, 오륜동 4억8317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평당 매매가는 잠실동 1284만원, 개포동 1277만원, 대치동 1252만원 등 순이었다. 잠실동은 재건축 기대로 가격이 크게 오른 저층아파트가 밀집돼 평당 가격이 가장 높았다.

▽노원구 아파트 가장 많아=서울에서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로 10만9688가구다. 노원구 아파트의 연면적은 286만6315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3배를 넘는다.

가구당 가장 넓은 주거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서빙고동으로 48.2평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1000가구를 넘는 단지는 1728가구. 이 가운데 300가구 이하 단지가 전체의 47%였고 300∼500가구 20%, 500∼1000가구 20% 등이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13%로 조사됐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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