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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8일 0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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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7일 오후 9시40분(아프가니스탄 현지 시간·한국시간 8일 오전 1시40분)을 기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탈레반군 기지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이다의 본거지가 있는 남부 칸다하르에 대해 전폭기와 크루즈 미사일 등을 동원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전대미문의 자살비행 테러가 자행된 지 26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주말휴가를 보내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전격 단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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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 대통령은 공습이 시작된 지 20분만인 7일 오후 1시(미국 현지시간) TV로 대국민발표를 통해 “미국이 테러전쟁의 새로운 전선의 일환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면서 “우리는 이 전투를 끈기있게 성공적으로 해 나감으로써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테러리스트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했으나 탈레반 정권은 이를 거부했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번 군사작전에는 영국군이 참여했으며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 등 동맹국들도 작전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공격 시작에 앞서 전화를 통해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우방국 정상들에게 공격계획을 통보했다.
CNN방송은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한 카불의 피격 상황 화면을 내보내면서 “미국의 B2스텔스폭격기와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들이 수도 카불의 레이더 방공기지들을 폭격하기 시작했다”며 “카불에서 3차례의 대형 폭발음이 들린 뒤 대공포가 발사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빈 라덴의 본거지였던 남부 칸다하르의 공항은 레이더 시설과 지휘통제센터, 관제소 등이 수차례에 걸친 공습을 받고 파괴됐으며 동부 잘랄라바드의 방공망과 통신시설, 무기저장소도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고 빈 라덴을 미국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이슬람통신(AIP)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주재 탈레반 총영사인 레흐마툴라 카카자다는 “우리는 지하드(성전)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빈 라덴은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알자지라 방송에 군복차림으로 출연해 “미국에 대한 지난달 테러는 신의 응징을 받은 것이다. 미국 대륙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결사항전할 것임을 다짐했다.
미군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카불에선 등화관제가 시작됐고 대공포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천둥소리와 같은 요란한 폭발소리와 포화가 밤의 정적을 갈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공습에 놀란 시민들은 대거 피란행렬에 나서는 등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등은 이날 밤 1차 공격에 이어 2차 공격 등 밤새도록 아프가니스탄의 주요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다.
미국은 현재 칸다하르에서 가장 가까운 파키스탄 퀘타 공군기지와 서북부 국경도시인 페샤와르 공군기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에 대기중인 제82공수사단과 제3보병사단, 제10산악사단 등 주요 특수부대들을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로 투입해 빈 라덴을 추적하는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워싱턴의 군사 전문가들이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두샨베(타지키스탄)〓김기현특파원·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전영한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