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부쩍 큰 중국축구 배경은

  • 입력 2001년 10월 8일 01시 14분


중국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것은 중국 대륙의 뜨거운 축구열기 때문이라는 게 중국 체육계의 평가다.

중국의 축구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중국대표팀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과 친한 축구전문 여기자 리샹(李響)이 그동안 몸담고 있던 축구전문지 ‘축구보’에서 경쟁사인 ‘체단주보(體壇周報)’로 스카우트되면서 3개월간의 보수로 150만위안을 받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는 중국 기자로서는 사상 최고이며, 인기연예인의 연봉을 뛰어넘는 액수다.

경기 때마다 훌리건의 난동이 뒤따르고 있는 것도 중국의 축구 열기를 짐작케 한다. 특히 충칭과 시안의 축구팬은 홈경기에서 패하면 늘 대규모 소란을 일으켜 지난해 중앙정부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소란은 베이징 등지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베이징 등 일부 도시에서는 장내외 소란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장 입장시 패트병 휴대를 금했으며 경찰을 대폭 증강배치했다.

중국에서 프로축구가 생긴 것은 1994년. 중국축구는 사실상 이와 더불어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현재 중국은 프로팀이 메이저리그인 갑A, 마이너리그인 갑B, 그리고 하위팀들이 모인 을팀으로 나눠져 있다. 갑A는 14개 구단, 갑B는 12개 구단, 그리고 을팀에는 20여개의 구단이 소속돼 있는데 각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어서 경기 때마다 응원열기가 대단하다.

중국 대표팀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인 하오하이둥은 다롄 스더팀 소속이며, 양천은 베이징 핑안팀에서 활약하다 98년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팀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 프로축구의 발전에는 한국인 감독들의 역할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최은택 감독이 지린성 옌볜팀을 맡은데 이어 김정남 감독이 산둥팀, 박종환 감독이 우한팀, 차범근 감독이 선전 핑안팀을 맡아 키웠다. 이장수 감독은 충칭직할시 대표팀인 룽쉰팀을 명문팀으로 발돋움시키는 탁월한 지도력으로 ‘충칭의 별’로 떠오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추미(蹴迷)’로 불리는 축구에 열광하는 팬은 이미 8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적어도 2억명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 덕분에 축구전문지도 중국 전역에서 수백종에 이른다.

그중 주간으로 발행되는 체단주보와 축구보는 매주 150만부 이상이 발행되는 등 인기 절정이다. 이와 함께 CCTV 스포츠채널도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축구 전문앵커 마더싱(馬德興)도 스타대열에 올랐다.

그러나 본격적인 축구열기는 이제부터라는게 중국 언론들의 시각이다. 2002월드컵 진출과 함께 축구열기가 중국 대륙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도 이를 위해 22일부터 축구 복권을 발행키로 하는 등 좀더 본격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선양〓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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