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베컴,환상의 25m프리킥으로 잉글랜드 구했다

  • 입력 2001년 10월 7일 16시 54분


잉글랜드 최고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잉글랜드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잉글랜드는 7일 그리스와의 2002월드컵 유럽 9조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때 본선행이 좌절될 절박한 상황에 처했었다.

맨체스터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의 전광판 시계가 멈춘 경기종료 직전까지 1:2로 뒤지고 있었던 것.

인저리타임 4분 가운데 남은 시간은 1분. 잉글랜드가 만약 1분안에 골을 넣지 못한다면 다잡았던 본선직행 티켓은 독일에게 넘겨줘야 할 위기의 순간.

그러나 잉글랜드에는 베컴이 있었다.

베컴은 침몰직전의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25m짜리 프리킥 골로 구해낸 것.

아크 정면 25m지점에서 베컴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활처럼 휘어 그리스의 골문 오른쪽모서리를 꿰뚫었다. 그리스 골키퍼는 방어벽 위를 지나 대각선으로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오는 베컴의 슛을 멍하니 쳐다볼수밖에 없을 정도로 ‘프리킥의 마술사’다운 절묘한 킥이었다.

베컴은 경기 후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앞서 여러차례 프리킥 찬스에서 골을 넣지못했었다. 그러나 셰링엄이 차겠다고 나선 순간 내가 차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며 급박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잉글랜드는 베컴의 극적인 동점골로 독일과 똑같이 5승2무1패로 승점 17을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6골(10-4) 앞서 독일을 밀어내고 본선에 직행했다. 독일은 같은날 벌어진 핀란드와의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베컴은 지난달 1일 독일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스트라이커 마이클 오언이 부상으로 결장한 이날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로 펄펄날아 벼랑 끝에 선 잉글랜드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에릭손 감독은 “플레이오프로 떨어지면 앞날을 확신할 수 없었다.베컴은 진짜 위대한주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베컴의 이날 활약을 칭찬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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