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택시장 살아난다

  • 입력 2001년 10월 4일 16시 50분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난달 공급한 i파크 426가구는 불과 사흘만에 계약을 100% 마쳤다. 이 업체의 초기 계약률이 100%를 넘은 것은 91년 분당 신도시 분양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계약금만 800억원 이상이 며칠만에 입금됐으며 프리미엄은 최고 1억 7000만원에 달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과 ㈜한화가 지난달 공급한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 팰리스’ 도 741가구가 나흘만에 계약을 마쳤다. 특히 사전분양 선착순 분양을 제외한 240가구의 일반분양에서는 최고 14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이같은 사례들은 여러 지표들로도 확인되고 있다. 주택 수요가 늘어 미분양 주택이 줄어들고 있으며 주택건설도 늘고 있다. 분양시장의 선행지표 인 청약저축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일 업계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3만 8408가구로 지난해 말 5만 8550가구에 비해서는 2만 142가구나 줄어드는 등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평형별로는 소형주택이 부족함에 따라 18평(60㎡) 이하의 미분양물량이 크게 줄었다. 올 1∼8월 주택건설 실적(사업승인 또는 건축허가 기준)은 27만 2981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의 26만 666가구보다 4.7% 늘었다.

민간부문은 작년 18만 7335가구에서 올해 22만 1156가구로 18.1% 늘어나 공공부문의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고루 건설물량이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작년 888가구에서 올해 2만 8044가구로 246.7%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올 8월까지 15만 8732가구로 작년의 13만 2133가구에 비해 20.1% 늘었으나 지방은 부산 대전 울산 등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은 감소해 11.1% 줄었다.

올 들어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전세금과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임대주택과 소형주택을 우선 공급받으려는 청약저축 가입자도 늘고 있다.

8월말 현재 가입자격이 무주택자로 제한되어 있는 청약저축 가입계좌수는 37만 4766개로 7월의 35만 8559개에 비해 4.5% 늘어났다. 청약저축 예금액도 8817억으로 7월말보다 1.2% 증가했다. 청약저축가입자는 임대주택과 국민주택(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설되는 아파트)을 청약할 수 있다.

부동산 프랜차이즈업체 유니에셋의 오석건(吳錫健)전무는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소형주택이 모자라는데다 주택 실수요자층이 두텁다” 면서 “부동산 수익률은 약 15%로 다른 재테크에 비해 투자 매력이 커서 주택경기의 전망은 밝은 편” 이라고 말했다.

<구자룡·황재성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