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여행 ‘추석특수’ 실종…美테러-경기침체 여파

  • 입력 2001년 9월 29일 17시 42분


미국 테러 참사 여파와 경기 침체로 여행업계와 항공업계가 매년 누리던 ‘추석 특수’가 실종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해외 여행 수요가 예년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미주와 유럽 지역 상품은 미국의 보복공격 등을 의식한 ‘안전제일주의’ 심리확산 탓에 예약자수가 크게 줄었다.

코오롱세계일주의 경우 미국 본토 및 하와이, 캐나다 등 미주 지역 예약자수가 200여명으로 지난해 추석 때보다 100여명 이상 줄었다. 동남아의 경우 30일 필리핀과 싱가포르행 3개 단체여행팀의 예약이 취소됐으며 10월 중 여행상품 예약은 거의 없다. 롯데관광개발도 30일 이후 동남아로 출발하는 여행 상품이 거의 판매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까지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었던 송출객수가 하반기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한항공의 경우 추석 연휴 예약률이 71%로 지난해(84%)보다 13% 포인트 떨어졌다. 미주 노선이 89%에서 67%로 떨어졌고 일본 노선도 89%에서 69%로 낮아졌다. 다만 호주 뉴질랜드 노선은 지난해(75%)보다 23%포인트 높은 98%를 기록했다.

중국 동남아 지역 등 단거리 노선을 많이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예약률 감소폭이 적다.

항공사 관계자는 “추가 테러에 대한 불안감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로 해외여행객들이 급속히 줄어든 것 같다”며 “유가폭등과 보험료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추석특수마저 없어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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