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뉴스]SI의 '박찬호 때리기' "수긍못해"

  • 입력 2001년 9월 28일 17시 26분


기사에는 몰아 붙이기 식의 기사와 자신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기사가 있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몰아 붙이기식'의 기사는 잘못 쓴 기사이고 객관적인 눈으로 쓴 기사는 잘 쓴 기사이다. 얼마전 LA타임스의 P기자가 쓴 칼럼은 객관성이 결여된 것이어서 한국 팬들로부터 일제히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 SI지의 최근 기사도 '몰아 붙이기 식'의 기사였다고 볼 수 있다. SI는 Sports Illustrated의 약자.

'몰아 붙이기 식'은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 하기 위해 이것 저것 자료를 떼어다 객관화 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전후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이 보면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SI지의 스티븐 커넬라 기자가 지적한 승수 대비 연봉에 대한 내용에 대해선 어느 정도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커넬라 기자는 메이저리그 8년간 78승54패를 기록한 선수에게 연봉 2천만달러를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을 것이다. 박찬호 골수팬도 말이다.

그가 쓴 글 중에는 아쉽게도 수박 겉핥기 식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보인다. 박의 메이저리그 경력 8년은 사실상 6년이어야 한다. 박찬호는 비록 94년부터 뛰긴 했지만 94년에 4이닝, 95년에 4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그의 진정한 루키 시즌은 96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박찬호의 실제적인 메이저리그 서비스 기간은 6년이고 그는 시즌 당 평균 13승 이상을 기록했다고 해야 말이 된다. SI기자가 박찬호를 칭찬하기 위해 글을 썼다면 박의 성적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 분명하다.

커넬라 기자는 또한 박찬호가 후반기에 부진을 보였던 것, 최근 경기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해 극도의 부진을 보인 것, 최근 경기에서 7이닝을 던진 후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것을 예로 들며 박찬호의 2천만달러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이 기사는 그러나 박찬호의 연봉 2천만달러는 터무니 없는 액수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여기 저기서 떼다 붙인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줬다. 다저스 전담 기자인 제이슨 리드라면 이런 기사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리드 기자는 박찬호가 다저스를 위해서 한 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지난 기록을 살펴 보면 그가 리그 톱 클래스의 투수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내용이 너무나 많다. 일단 박찬호는 99년을 제외 하고 97년 시즌부터 매년 20회 이상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97년은 박찬호가 풀타임 스타터로 활약 했던 해이다. 평균 20회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는 것은 운만 따른다면 매년 20승에 가까운 성적을 올릴 수 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찬호와 가장 잘 비교 되는 선수는 현 뉴욕 양키스의 제3선발 마이크 뮤시나다. 뮤시나는 지난해 약체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1승15패, 방어율 3.79를 기록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양키스와 6년간 8천8백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친정팀을 떠난 바 있다.

뮤시나의 최근 5년간의 기록(올시즌 포함)을 살펴 보면 박찬호와 어느 정도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뮤시나는 지난 5년간 72승51패를 기록 했고, 방어율은 3.48이었다. 박찬호는 어떤가. 지난 5년 동안 74승49패에 방어율 3.76을 기록 했다. 뮤시나와 박찬호의 차이점이 있다면 박찬호는 73년생이고 뮤시나는 68년생이라는 것 밖에는 없다고 할 정도로 기록면으로 볼 때 막상막하다. 또 최근 2년간의 성적을 비교하면 박찬호가 월등히 앞선다.

뮤시나의 평균 연봉이 대략 1천5백만달러라고 했을 때 일단 박찬호는 1천5백만달러는 기본으로 받고 시작해야 한다는 전제로 그의 연봉을 추산해 보자. 박이 뮤시나 보다 5살이나 어리다는 것은 더 힘있는 피칭을 할 수 있다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가산 연봉은 2백만달러 쯤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올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는 투수들을 면모를 살펴 보면 대형 투수는 단 한 명 밖에 없다.

박찬호만이 유일하게 대형 투수 대열에 속한다. 이에 대한 프리미엄이 2백만달러 정도가 될 것이다. 여기에 박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라는 이름이 플러스 알파가 돼 2천만달러라는 액수가 나오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박찬호가 maximum으로 받을 수 있는 만큼 받는 것 보다 조금은 양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박찬호가 2천만달러를 받아서 잘 하면 별 할 말이 없겠지만 만약 부진할 경우 최소 2-3년은 언론에 이름이 오르 내리게 되고 또 지역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찬호의 1천8백만달러가 적정 연봉이 아닐까라는 제안을 해본다.

p.s.) 다시 말하지만 나는 박찬호의 팬은 아니다. 다만 객관적인 내용을 한국팬들이 알아야 한다고 느껴 시간을 내 글을 써 보았다.

[박병기 ICC 편집장]

저 작 권 자: ICCsports
본지와 ICCsports는 기사 컨텐트 협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위 기사는 ICCsports의 서면 허가 없이는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