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식갖기펀드' 발매시작…"선뜻 덤비기엔"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40분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주식갖기 운동’ 성격의 펀드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주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식갖기 펀드’로 증시를 살릴 때”라고 발언한 이후 증권가에서 뒷말도 많았지만 결국 펀드 발매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첫 테이프는 24일 삼성과 LG증권이 끊었으며 대우 대신 현대증권 등 대형증권사 위주로 빠르면 금주 내로 판매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번 상품의 특징은 증권사가 신탁보수 등을 포기하고 그만큼을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것. 하지만 증시가 침체상태인데다 위험자산인 주식을 기피하는 투자성향이 여전해 이 정도 혜택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사 몫을 고객에게 돌려준다〓24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삼성증권의 ‘삼성 한마음 국민펀드’와 이날 금융감독원 인가신청을 한 LG증권의 ‘LG 하나로 국민펀드’는 상품 내용이 거의 유사하다. 다른 증권사에서 나올 펀드도 이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차원에서 발매가 되었던 이전 펀드와 달리 이번에는 세제 혜택이 없다. 대신 증권사가 수탁금액의 2% 내에서 받는 신탁보수를 받지 않는다. 단 삼성과 LG증권 모두 수익률이 20% 이상일 경우에만 각각 1.95%와 1.85%의 신탁보수를 받기로 했다. 또 설정 기간이 2년인 상품이지만 언제든지 환매수수료 없이 환매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상품에 가입했다가 증시 상황이 안 좋거나 급전이 필요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 기존 상품은 보통 6개월이나 1년 이내에 찾을 때 기간별로 수익금의 70∼90%를 수수료로 뗀다.

올 연말까지 한정 판매하며 주식편입 비율은 60% 이상이다.

▽가입할 만한가〓삼성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600선 상승까지는 지수 상승폭만큼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형’으로 운용하고 600이 넘으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겠다는 전략. 따라서 KOSPI200의 대형 우량주 위주로 종목을 편입할 계획이다. LG도 공격적인 투자보다 하락에 따른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삼성증권 엄윤기 팀장은 “지수가 추가로 떨어지면 별 도리가 없지만 현재는 바닥에 가까이 온 만큼 통상 이런 때에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또 신탁보수와 환매수수료가 면제되는 것도 상당한 수익률 제고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 운용전략에서 기존 일반 주식형펀드와 큰 차이가 없으며 최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기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주식 모으기운동 펀드와 기존 주식형 펀드의 비교
항목‘주식모으기 펀드’기존 주식형 펀드새 펀드의 장점
신탁보수-기본적으로 무보수-수익률 20% 내외 달성시에만 보수를 받음-신탁자산의 2% 내외-무보수로 수익률제고 효과
환매수수료-수수료 없이 아무 때나 환매 가능-수익금의 70∼90%-장세변화에 기민하게 대처
판매기간-연말 한정 판매-수시 판매-
추가 납입-일부 증권사 추가 납입 불허-추가 납입 가능-
운용전략-지수 대형주 위주로 운용-지수 상승폭만큼 수익을 내는 인덱스펀드의 성격이 강함-펀드 성격에 따라 다양함-운용전략에서는 기존 펀드와 큰 차이가 없음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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