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증시 반등 "하지만 조마조마"

  • 입력 2001년 9월 25일 19시 01분


《미국 증시가 1주일 동안의 긴 침체를 벗어나 24일 반등에 성공했다. 반등의 폭도 다우존스평균지수가 4.47%, 나스닥지수는 5.35%로 ‘급등’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만했다. 미국 증시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이번 미국 증시의 급등이 지난주 폭락에 대한 단순한 반발인지, 아니면 하락장세의 마감 신호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미국 증시의 하락은 끝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 미국 증시를 좋게 봐 줄 요인이라고는 주가가 충분히 떨어져 ‘과거보다 싸다’는 점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 본질적인 문제다.

우선 이번 주말쯤으로 예상되고 있는 전쟁이 증시를 불안하게 만드는 시한폭탄. 또 10월로 예정된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 및 4·4분기 전망은 주가 상승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나쁜 터에 테러와 전쟁까지 겹쳐 있으니 4·4분기 전망이 좋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라는 것.

10월초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확실한 것도 아니다.

설혹 미국이 금리를 더 내리더라도 미국이 테러를 당한 직후처럼 전 세계가 미국과 보조를 맞추며 금리를 줄줄이 인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주 미국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한 ‘신 애국주의(New patriotism)’도 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석. 결국 주가는 시장 원리와 실물 경기를 언젠가는 반영하게 돼 있기 때문에 “주식을 제발 팔지 말아주세요”라는 호소는 주가 하락의 속도를 좀 천천히 만들어 줄 뿐 그 이상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교보증권 주이환 선임연구원은 “지난주보다 그 강도는 다소 약해지겠지만 이번주에도 미국 증시의 하락추세는 계속 될 것”이라며 “10월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다우존스지수는 8000선 나스닥지수는 1200선이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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