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줄기세포가 뭐죠"…과학 대중화 시급한 과제

  • 입력 2001년 9월 24일 19시 02분


8월 10일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의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줄기세포는 연일 신문과 TV에 등장했다. 이제 우리는 줄기세포란 생소한 단어도 상식 수준에서 알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줄기세포란 무엇인지, 이 연구가 왜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대중들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과학에 대한 기본지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지구가 1년에 1회 태양주위를 공전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또 비슷한 숫자의 국민이 지구 표면의 몇 %가 물로 덮여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또한 미국 응답자의 43%는 요즘 과학자들이 하는 일을 점점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3%가 과학기술의 진보가 너무 빨라 따라가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과학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대중과 첨단과학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생기는 변화가 우리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데도, 일반대중들은 과학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한 사회가 새로운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는 결과가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다. 중세를 종식시킨 화약, 기독교를 탄생시킨 인쇄술, 2차대전후 농업국가이던 프랑스가 우주 교통 원자력 등에 투자하여 기술 강국으로 변모한 일, 80년대 일본에 기술우위를 빼앗겼던 미국이 기초과학에 투자하여 국가경쟁력을 회복한 일 등이 그러하다. 앞으로 인터넷 기술, 생명공학 기술 등이 우리의 미래 사회를 크게 바꾸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 첫째, 과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대중이 과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일반대중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갖는 등 접촉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로 정부 지원을 받는 대형연구과제 책임자들은 자기들이 수행하는 연구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지금도 이러한 노력이 과제 평가 기준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지만, 국민의 과학 이해도를 높이는 데 연구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인간게놈 프로젝트 결과 발표를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하듯이 정부에서 더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 주기 바란다.

셋째로 국민들이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과학관과 과학축제들이 더 만들어져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한다. 박물관의 숫자가 미국에는 2000여개, 일본에는 800여개인데 우리나라는 50여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청소년 위주의 행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행사가 기획되어야 한다.

과학기술기본법이 새로 제정되어 금년 7월부터 발효되었다. 이 법은 정부가 매 5년마다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세우면서 과학문화창달에 관한 기본계획도 세우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 과학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계획들이 나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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