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美실적전망 '테러쇼크' 달래나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44분


지난 주 긴 휴장 후 거래가 재개된 뉴욕증시는 무차별적인 매도세에 의해 반등 한번 기록하지 못하고 닷새 동안 추락을 거듭했다.

온 거리가 성조기의 물결로 넘치고 “애국적인 매수”라는 허울좋은 명분이 있었지만 당장 돈이 걸려있는 주식시장에서는 냉정할 수밖에 없는 투자자들의 속성이 드러난 것이다.

기관들은 한 목소리로 매도를 자제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공수표로 드러났고 매도 시기를 놓친 투자자들만이 손해를 고스란히 안고 쓰러질 판이다.

미국의 30대 초일류 기업들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지난주 14.3%나 떨어져 세계 대공황이 한창인 1933년 이후 최악의 하락을 기록한 한 주가 됐다. 거래량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스닥시장은 16%의 하락을 기록하며 역대 3번째로 큰 하락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개장을 앞두고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그린스펀 의장은 의회증언에서 미국경제는 장기적으로 건재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시장의 하락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테러사건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회복은 늦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들의 수익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주식시장이 증명해준 것이다.

금융기관들도 한 쪽에서는 매도를 자제하자고 해놓고선 다른 한 쪽에서는 열심히 적정주가 수준에 대한 전망을 낮췄고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경고가 잇따랐다. 신용평가 회사에서는 무더기로 우량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버티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다만 주말에 그간 폭락을 이어갔던 항공사들과 보잉과 같은 대표적인 피해업체들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일말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15% 전후의 하락을 예상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기록한 하락폭은 예상치에 근접해 있다.

따라서 충격을 추스리고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3·4분기 기업실적 전망 발표와 경제 지표 발표가 예정된 점이다.

특히 화요일(현지시각)에 발표될 소비자 신뢰지수의 하락은 소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미국경제 회복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준다는 점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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