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성의 포인트 부동산테크]모델하우스 직접확인이 최선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54분


19일 경기 분당 신도시에 있는 신영 한라건설 극동건설 진흥기업 반도종합건설 등 5개 업체의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경기 용인 죽전 택지지구에 동시분양할 아파트. 미국 테러참사 이후 처음 분양되는 물량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 곳이기도 했다.

평일인데도 적잖은 인파가 몰렸다. 일부 모델하우스는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정도였다. 입구에는 비치 파라솔을 설치한 채 떴다방에서 나온 듯한 수 십 명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청약통장을 200만∼500만원에 사거나 팔겠다는 내용이 적힌 화이트 보드도 이곳저곳 눈에 띄었다.

그러나 모델하우스를 찾은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이들의 유혹(?)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나름대로 모델하우스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모습이 진지하기만 했다.

업체들이 나눠준 카탈로그와 실내를 꼼꼼히 대조하며 무엇인가를 메모하는 사람, 이웃한 모델하우스에서 본 동일 평형 아파트와 장단점을 비교하고 의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업체들이 방과 베란다를 나누는 창턱을 없앤 뒤 둘을 이어붙여 넓게 보이도록 만든 방에서는 베란다를 뺀 실제 내부 공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기도 했다. 고급 냉장고나 외제 주방기기로 치장한 주방에서는 공간 설계가 생활에 얼마나 편리한지를 분석하는 주부들도 있었다.

모델하우스 중앙에 위치한 아파트 입지 여건을 소개해주기 위해 만든 미니어처 주변에선 늘씬한 도우미 아가씨의 쉼 없는 자랑이 이어졌지만 “이곳에 사는 친구에게 물었더니 A동보다는 D동이 전망이 좋다더라”“이 아파트보다는 저 아파트의 도로 접근성이 좋다더라”는 소곤거림이 적잖았다.

그 곳에서 만난 주택업체의 한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이 업체들보다 한 수 위”라고 혀를 내둘렀다. 예상외로 방문객들의 모델하우스 분석은 치밀했다. 내집을 마련하겠다고 생각하는 실수요자들은 ‘묻지마 투자자’와는 달리 역시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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