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래 조상은 소-돼지와 사촌뻘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53분


고래의 조상은 소나 돼지와 비슷한 동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노스이스턴 오하이오대 의대의 한스 테위센 교수 연구팀과 미시간대 필립 깅리치 교수 연구팀은 19일 파키스탄에서 고래의 조상으로 보이는 화석을 발굴했으며 분석 결과 이 화석이 소, 돼지, 하마 등과 같이 발굽이 갈라진 우제류(偶蹄類)에 속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테위센 교수의 연구결과는 19일자 ‘네이처’에 게재됐으며 ‘사이언스’는 깅리치 교수의 논문을 21일자에 게재하기에 앞서 네이처와 같은 날 인터넷 사이트에 미리 소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화석은 모두 4종. 테위센 교수팀은 파키스탄 동북부 펀자브지방에서 5000만년 전의 화석 2종을 발굴했으며 깅리치 교수는 남서부 발루치스탄 지방에서 4700만년 전 화석 2종을 발굴했다. 이 화석들의 크기는 여우나 늑대 만했다.

조사 결과 이 화석들은 두개골에서 귀의 동공(洞空) 구조가 고래와 유사했다. 이와 함께 네다리를 가졌으며 우제류의 특징적인 발목뼈 구조를 보여줬다.

고래가 수백만년 전 네발 달린 육지 동물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은 이미 정설. 그러나 고래와 육상동물의 중간단계 동물의 화석 증거가 발굴되지 않아 어떤 동물에서 진화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어류를 잡아먹기에 적당한 이빨을 가진 메소니키안이라는 육식동물이 고래의 조상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한편 고래가 우제류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어떻게 고래가 지금과 같은 식습관을 갖게 됐는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범고래는 이빨로 물고기나 다른 해양 포유류를 잡아먹는 반면, 다른 고래들은 이에 나 있는 고래수염으로 바닷물에서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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