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들 증시 발빼나…3일째 순매도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53분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최근 3일간 매일 1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테러 발생 이후로는 4000억원을 넘는 규모다. 뮤추얼펀드의 환매압력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외국인이 돈을 빼간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돈을 들고 와도 주가상승에는 힘이 부치기 마련이다.

▽외국인 매도세 계속될까〓걱정스럽게도 많은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뮤추얼펀드의 환매압력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아직은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미국시장이 ‘애국심 효과’로 아직 하락압력을 모두 소화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하루 2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는 발생할 수 있다”며 “일단은 21일(한국시간) 발표되는 뮤추얼펀드의 동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정호 과장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연초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의 저가 메리트를 외국인들이 높이 샀는데 요즘엔 주가가 그때보다 더 떨어져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 이 과장은 “요즘 외국인은 국내증시의 바닥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연초부터 5조원 가까이 매수한 헤지펀드의 손절매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들의 생존 전략〓외국인은 그동안 꾸준히 비중을 늘려왔던 종목을 팔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관련주와 금융주 등이 대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당분간은 수급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주로 개인들이 좋아하는 내수관련주나 경기방어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1일(현지시간)은 뉴욕시장에서 개별종목옵션과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의 만기일이 겹치는 트리플 위칭데이인데 이때 시장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말 주식 보유비중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필요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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