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삼랑성의 영욕을 아시나요"

  • 입력 2001년 9월 18일 02시 25분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촉구하고 삼랑성(三郞城)의 역사적 의의를 조명하는 축제가 인천 강화 전등사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종교계와 학계 등을 비롯한 강화도 주민들로 구성된 ‘삼랑성 역사문화축제 조직위’(공동위원장 전등사 주지 계성스님)는 다음달 12∼14일 ‘전등사 삼랑성 역사문화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행사 주제는 병인양요(1866)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반환의 정당성을 널리 알려 반환운동을 범 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데 있다. 또 병인양요의 격전지로 단군의 세 아들이 전등사 뒷편 정족산에 쌓았다고 전해지는 삼랑성(일명 정족산성·사적 제130호)의 역사적 중요성을 부각시키는데 있다.특히 프랑스의 많은 젊은이들이 6.25전쟁때 희생됐던 점도 고려, 어두운 면 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 발전 관계를 모색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12일에는 병인양요 당시 숨진 장병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인간문화재 공옥진 여사의 ‘천혼제’ 와 도서반환을 기원하는 삼랑성(길이 2.9㎞) 손잡고 돌기와 흙채우기 및 삼랑성에 2만개의 전등을 밝히는 만등제 등이 마련돼 있다.

13일에는 고려차 헌다의식 및 고대 무예인 현무도 시범, ‘한국페스티벌 앙상블’과 장사익씨가 출연하는 도서반환 기원음악회, 국내 역사학자들이 참가하는 ‘삼랑성과 외규장각의 영광과 수난’ 심포지엄, 동화구연, 어린이 뮤지컬 합창단 공연 등이 열린다.

마지막날인 14일 오전 학춤과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고 오후 2∼4시 경기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 문수산성∼강화읍 강화군청 4㎞에 걸쳐 행진하는 ‘병인양요 재현 시가지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이 퍼레이드에는 참가자 600∼700명이 당시 우리 조선군과 프랑스군 복장으로 행진하는 퍼포먼스도 곁들여 진다.

또 행사 기간 대장경 판각 시연 및 외규장각 도서 반환서명운동, 학 조각, 걸개그림, 전승공예 전시회 등이 열린다.

외규장각 도서 297권은 국가와 왕실의 각종 행사절차를 기록한 공식보고서로 현 강화군청 뒤쪽 고려궁지 외규장각에 보관되었다가 병인양요 당시 패배해 달아나던 프랑스군인들이 약탈, 현재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