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美 제한공습땐 경제파장 미미

  • 입력 2001년 9월 17일 19시 41분


요즘 증시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경우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전쟁이 나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투자심리를 공황상태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의 강도나 전쟁이 벌어지는 기간 등이 아직은 불분명하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90년에 터졌던 걸프전 상황을 차분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걸프전 때는 사상 최고수준이었던 S&P500 지수가 두달여만에 25%나 폭락했었고 다시 미국의 참전으로 종전이 가시화되는 시점부터는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됐었던 사실을 투자전략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미국의 보복공격이 걸프전 때처럼 대형 악재가 되지는 않겠지만 전쟁의 범위나 기간에 따라 주식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펴고 있다.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으로만 봐서는 아프카니스탄 등에 공습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적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동양증권은 15일 주가금리전망 보고서를 통해 “공습이 단행될 경우 심리적 쇼크로 인한 일정기간 동안의 타격은 불가피하겠으나, 걸프전은 산유국간의 전쟁인데 비해 아프가니스탄은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석유수급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걸프전 이후 나타났던 ‘유가급등→물가상승→금리상승→소비 및 투자감소→경기하강’의 현상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 물론 전제는 미국의 공습이 아프가니스탄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대우증권도 “이번 전쟁이 서방권과 이슬람권의 대결구도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의 하락압력을 받은 뒤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징의 범위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고 예상보다 빠른 시간내에 전쟁이 끝난다면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안정되면서 주가는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걸프전 때를 보면 91년 1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주가는 한달여만에 다시 20% 가까이 올랐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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