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한국 종료직전 결승골 개운찮은 승리

  • 입력 2001년 9월 16일 23시 31분


‘새마을호와 비둘기호의 차이?’

16일 부산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한국과 나이지리아 축구대표팀의 2차 평가전. 한국이 천신만고 끝에 2-1로 이겼지만 이날 경기는 현장에 있던 한 축구 관계자가 열차 속도에 빗대어 탄식한 것처럼 양팀 플레이 전개 속도의 현격한 차이를 보여줬다.

공수 간격이 잔뜩 벌어진 한국이 상대의 강한 압박에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허둥댄 반면 나이지리아는 전광석화같은 속공으로 순식간에 한국 문전으로 파고들었던 것.

▼관련기사▼
-히딩크 인터뷰

한국이 선취골을 넣자마자 동점골을 허용한 것도 스피드의 차이 때문.

한국의 압박 수비에 다소 고전하던 나이지리아는 후반 16분 선취골을 허용한 직후 미드필드부터 이어진 패스를 아크 정면에 있던 존 우타케가 원터치 패스로 추쿠 은두케에게 연결했고 은두케는 곧바로 한국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골키퍼마저 가볍게 제치고 슛,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결국 한국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조직력을 통한 스피드 보완이란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한국은 이천수(고려대)와 최성용(라스크 린츠)이 부지런히 미드필드를 휘젓고 다녔으나 나머지 선수들의 위치 선정과 협력 플레이가 좋지 않아 좀처럼 시원스런 공격 장면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나마 한국이 미드필드부터 오른쪽 날개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을 적극 활용, 나이지리아의 문전을 수차례 위협했던 것은 최성용과 이천수의 빠른 스피드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이 후반 13분 김도훈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이천수의 빠른 발 때문.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천수가 혼전중에 나이지리아 수비수 몸에 맞고 나온 볼을 낚아내자 상대 수비가 걷어내려다 파울을 했다.

후반 이을용(부천) 대신 투입된 최태욱(안양)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왼쪽 사이드 돌파를 시도했고 결국 종료 직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센터링한 볼이 이동국의 머리를 맞고 결승골로 연결됐다.

<부산〓양종구·주성원기자>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