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左지철 "롯데 4강 걱정마" 右경환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32분


左지철-右경환
左지철-右경환
‘좌지철, 우경환.’

롯데 선발투수 박지철(26)은 원정을 다닐 때마다 팀 매니저에게 한가지 주문을 한다. 숙소 호텔에서 포수 최기문과 한방을 쓰게 해달라는 것이다. 포수의 리드가 중요한 만큼 잠자리도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추겠다는 뜻.

경기장에서는 물론 장외에서도 오로지 투구만을 생각하는 박지철이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박지철은 11일 인천 SK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팀의 4점차 완승을 주도했다.

7월27일 사직 두산전부터 신바람 나는 6연승을 달리며 시즌 11승으로 다승 공동 6위.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일약 승리를 배달하는 보증수표로 떠오른 셈.

97년 14승을 거둔 뒤 4년 만에 다시 10승 투수 반열에 올라선 그는 그동안 부상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나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가 주무기로 직구 스피드는 140㎞. 시즌 전반기만 해도 경기 초반 잘 던지다가 중반에 들어서면 번번이 무너졌으나 최근에는 뒷심도 붙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얘기. 박지철은 “프로입단 후 최고였던 97년보다 공의 위력이 더 있는 것 같다”며 “다양한 구질을 구사해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박지철이 있다면 타격에는 조경환(29)이 단연 돋보인다. 11일 현재 타율 0.304(17위)에 홈런 25개(5위), 98타점(3위), 장타력 0.563(6위) 등 공격 전 부문에 고르게 이름을 올리며 거포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조경환은 ‘호세 효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기도 하다. 4번 타자 호세가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다음 타자인 조경환에게 상대적으로 기회가 몰린 것. 롯데 중심타선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껄끄러운 호세를 볼넷으로 내보낼 때가 많지만 조경환 역시 ‘산 넘어 산’처럼 부담스러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자고 나면 순위표가 바뀌는 4위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는 후반기 38경기에서 21승16패1무로 승률 0.568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승률 0.461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롯데의 4강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바로 투타의 선봉 박지철과 조경환이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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