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에세이]전문의약품 마케팅 커지는 여성 파워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32분


요즘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제약회사의 마케팅 분야에도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외자계 제약회사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지는데 우리 회사만 해도 마케팅부의 여직원 비율이 수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남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영업직에서도 점점 많은 여직원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의약품의 마케팅은 일반 소비자제품과는 약간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전문의약품의 경우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만큼 판촉 활동의 방법이나 내용에 많은 규제가 가해지고 주된 고객이 가장 전문적인 지식인집단 중의 하나인 의사들이며 정작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환자라는 점 등 때문에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남다른 특징이 있다.

전문의약품의 마케팅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교육성 판촉(Medical education)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의약품이 좋은 치료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과 관련된 질환의 전반적인 의료 정보를 고객인 의사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제약회사마다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을 각종 학술 심포지엄, 제품 설명회, 국내외 의료학술대회 등에 할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전세계 제약업계는 이러한 교육 홍보의 대상을 해당 질환을 가진 환자나 일반인에게까지 넓히고 있다. DTP(Direct to Patient)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특정 질환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이해도를 높여 보다 많은 (예상)환자들이 더 빨리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해 간접적으로 해당 제품의 매출 신장을 꾀하는 방법이다.

각 제약회사 처지에서 보면 모든 치료제 분야마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교육성 판촉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 게다가 작년에 시작된 의약분업은 이러한 변화들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듯하다. 다른 어떤 분야 못지않게 전문의약품 마케팅에서도 전문성과 프로정신으로 무장된 여성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옥연 한국얀센마케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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