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치질, 초기에 잡으면 '칼' 안대도 완치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21분


치질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입원 질환 중 치질이 1위를 차지했다. 치질은 ‘은밀한 병’이기도 하다. 병원을 찾는 치질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10년 이상 증세를 참았다고 답할 정도다.

많은 사람이 치질을 창피하게 여겨 혼자 고민하다 증세가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것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각종 민간요법에 의지하다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례도 흔하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난치병’이라는 일반인의 인식과 달리 치질은 초기에 발견하면 ‘칼’을 대지 않고도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에는 근본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질의 원인〓항문 주위에는 많은 혈관이 분포돼 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힘을 주면 혈액이 항문쪽으로 몰리는데 이로 인해 혈관이 늘어나게 된다. 일을 마친 뒤 혈액이 빠져나가면 혈관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문제는 늘어난 혈관이 제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 위를 덮고 있는 항문 점막을 눌러 늘어나게 될 경우. 이렇게 늘어난 점막 덩어리(치핵)는 항문 밖으로 ‘삐죽이’ 삐져나오는 것이다. 치질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이 치핵이다.

▽치질의 종류와 증세〓항문 밖으로 점막 덩어리가 삐져나온 외치핵(수치질), 안으로 생기는 내치핵(암치질), 항문이 찢어져 생기는 치열, 항문 주위가 곪아 고름이나 대변이 밖으로 새는 치루 등이 있다.

가장 흔한 외치핵의 경우 증세에 따라 △점막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은 상태를 1기 △변을 볼 때 빠져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면 2기 △손으로 밀어 넣을 정도면 3기 △조금만 힘을 줘도 빠져나올 정도면 4기로 구분된다.

1, 2기는 약물 치료나 좌욕 등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나 3기 이상은 수술을 해야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 및 예방법〓초기 치질인 경우 적외선 응고법, 밴드 결찰술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 증세가 나아진다.

밴드 결찰술은 초기 내치핵이나 잠시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근본적인 치료는 점막 덩어리를 깨끗이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질 예방에는 항문을 항상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기본. 하루 두 차례 정도 따뜻한 물에 3∼5분씩 좌욕을 하면 항문 주위의 원활한 혈액 순환을 도와 예방뿐만 아니라 증세도 나아진다.

또 ‘변비의 적’인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현미와 잡곡,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고 한 번에 10분 이상 변기 위에 앉아 있지 않도록 한다. 항문 주위에 피가 오랫동안 몰려 증세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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