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기]김영현 백두봉 정복…이태현에 역전승

  • 입력 2001년 9월 7일 18시 42분


김영현
심판의 종료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골리앗’ 김영현(LG투자증권·사진)은 주먹을 불끈 쥐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황태자’ 이태현(현대중공업)은 머리를 감싼 채 모래판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김영현이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천안장사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에서 사투 끝에 이태현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올해 네번째 모래판 정상을 차지했다. 반면 이태현은 올해 다섯번째 결승 진출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시는 불운을 겪었다.

출발은 이태현이 좋았다. 첫 판을 왼덧걸이로 따낸 이태현은 둘째 판도 기습적인 밭다리 공격으로 따내 우승 트로피를 거의 손에 넣은 듯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셋째 판부터. 김영현이 밀어치기로 이태현을 넘어뜨렸으나 장외 무효라는 판정이 나왔고, 재대결에서 이태현은 김영현에 밀려 경기장 밖으로 떨어졌다. 이태현이 충격을 받은 것은 이때. 세 차례 더 장외 무효 경기가 이어졌고 결국 김영현이 밀어치기로 셋째 판을 가져갔다.

넷째 판 역시 이태현과 김영현이 번갈아 1m 높이의 경기장 밑으로 추락하는 등 장외 무효 경기가 다섯 차례나 이어진 접전. 결국 김영현이 밀어치기를 성공시키며 이태현을 다시 한번 경기장 밑으로 떨어뜨려 이태현은 머리 부근을 다쳤다.

잠시 치료를 받은 이태현은 각오를 새롭게 하고 다시 나섰지만, 돌아선 승기를 잡지는 못했다. 김영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장기인 밀어치기 공격으로 이태현을 몰아붙여 처절한 승부를 마감했다.

<천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백두장사순위〓①김영현(LG) ②이태현(현대) ③백승일(LG) ④염원준(LG) ⑤황규연(신창건설) ⑥김경수(LG) ⑦강성찬(LG) ⑧김정필(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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