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우린 먹는 물이 달라”

  • 입력 2001년 9월 5일 18시 45분


2001 여름리그 농구여왕 자리를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격전을 치르고 있는 신세계와 현대. 두 팀 모두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전면강압수비가 트레이드마크다.

신세계와 현대의 공통점은 또 있다. 여자농구 6개팀 중 이 두 팀만이 스포츠이온음료 대신 ‘특수한 차’를 마신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 근처에서만 자생한다는 관목 루이보스의 잎으로 만든 ‘루이보스차’가 그것. 96애틀랜타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조시아 투과니(남아공)가 오랫동안 마셨다는 바로 그 차다.

국내 원조는 신세계. 루이보스차에 인체의 유해산소를 제거해주는 효소가 풍부하고 또 카페인이 없다는 말을 들은 이호근 코치가 창단 직후인 98년부터 선수들에게 권유했다.

당시 쫄쫄이 유니폼을 입어 몸매관리를 하느라 밥도 제대로 먹지 않던 선수들에게 “미용에 최고”라고 한 것이 기폭제.

현대 선수들은 올 3월 정덕화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 루이보스차를 보리차 마시듯 상용하고 있다. 스포츠전문서적을 뒤지는 게 취미인 정 감독이 책에서 루이보스의 효능에 대해 읽고 당장 먹는 물을 바꿨다.

‘토종 제일주의’를 외치는 곳도 있다. 삼성생명은 경기 중에는 이온음료를 마시지만 평소에는 ‘칡 달인 물’을 마신다. 얼마 전 한방체질검사를 했는데 선수 중 이미선만 제외하고 모두 태음체질. 그래서 태음인에게 좋다는 칡뿌리가 삼성생명 숙소 창고에 그득하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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