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세계적 생활용품사 P&G,산업스파이 파문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46분


샴푸 비누 등 생활용품 분야의 대표주자인 미국의 프록터&갬블(P&G)그룹이 베테랑 스파이를 고용해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의 라이벌업체 유니레버그룹의 기밀을 빼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 샴푸시장 점유율은 P&G가 31%, 유니레버가 20%에 이른다.

2일 영국 더 타임스지에 따르면 P&G 정보팀은 지난해 중순 정탐을 위해 앨라배마주 헌츠빌 소재 피닉스 컨설팅그룹의 베테랑 스파이들을 채용했다.

피닉스 컨설팅의 사장 존 놀랜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한 비밀첩보작전 ‘피닉스’에 참여하는 등 첩보 분야에서 명성을 떨쳐온 인물.

스파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목욕용품을 전문으로 하는 유니레버 산하의 ‘살롱 셀렉티브’ ‘피네스’사 등에 침투해 각종 정보를 빼내오는 것.

이들은 올 초까지 안전가옥에서 비밀계좌, 인터넷 등을 이용하는 지능적인 수법으로 유니레버의 향후 2년간 마케팅 전략 등이 담긴 기밀서류 80여건을 빼냈다. 회사에 침투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수법까지 동원됐다.

이들의 스파이 행각은 P&G의 고위 간부에 의해 발각됐다. P&G측은 지난주 스파이 활동과 관련된 간부 3명을 파면하고 유니레버측에 그동안 훔쳐온 서류들을 넘겨주면서 “회사의 엄격한 사업지침을 위반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유니레버측은 스파이 작전에 관련된 모든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별도의 감사기관을 통해 P&G의 신제품 개발 계획이 유니레버의 것을 도용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것과 2000만달러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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