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사람된 댈리 화끈한 재기…6년만의 우승컵 포옹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31분


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존 댈리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고 있다.
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존 댈리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고 있다.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두 번의 자살기도, 세 번째 이혼, 미국PGA투어 출전금지….

‘빅건’ 존 댈리(35·미국)의 지난 10년간은 한마디로 ‘인생파탄’ 그 자체였다.

아무도 그가 재기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것. 그는 골프채를 놓지 않았고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드디어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3일 독일 뮌헨GC(파72)에서 열린 유럽골프투어 BMW인터내셔널 최종 4라운드.

댈리는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27언더파 261타로 파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을 1타차로 따돌리며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95년 브리티시오픈 제패이후 6년만의 우승이었고 더군다나 261타는 유럽골프투어 4라운드 최저타 기록.

댈리는 그동안 몇차례 ‘개과천선’의 징후를 보였지만 돌출행동으로 크고 작은 ‘사고’는 계속됐고 2년전에는 연간 300만달러가 보장된 ‘캘러웨이’와의 스폰서계약도 날려버렸다.

하지만 이날 외신들은 그의 우승이 결코 ‘행운’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댈리가 정말로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다이어트 콜라(하루 12캔)와 담배(하루 1갑반)로 술의 유혹을 뿌리치며 지난 10개월간 맥주 한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 것.

또 팝콘과 버터를 바른 크래커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다이어트’로 한때 117㎏에 이르렀던 몸무게도 20㎏이나 줄었다. 이같은 처절한 노력으로 댈리는 예전의 골프기량을 회복할 수 있는 몸만들기에 성공했다.

정신적으로는 새나 챈들러(25)와의 네 번째 결혼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사실 댈리는 이미 7월 스코티시오픈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면서 재기의 징조를 보였다. 하지만 당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댈리는 이날 우승인터뷰에서 “나를 아껴준 세계 모든 팬에게 이 우승컵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안영식기자·뮌헨외신종합>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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