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자민련 출신 각료-이적의원 '속앓이' 깊어간다

  • 입력 2001년 8월 31일 18시 43분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경질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DJP공조에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서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비롯한 자민련 출신 각료들과 DJP공조를 위해 자민련으로 이적한 민주당 출신 의원 4명의 ‘속앓이’가 깊어가고 있다.

▽자민련 출신 각료들〓이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총리와 당론을 앞장서 준수해야 할 자민련 총재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이 총리는 전날 측근들이 JP가 단호하게 입장을 표명한 자민련 연찬회 상황을 보고하자 묵묵히 듣기만 했다는 후문. 한 핵심측근은 “이 총리가 근심하고 있으며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김용채(金鎔采) 건설교통부장관의 한 측근은 “김 장관 입장이 난처한 것은 사실이나 결국은 JP의 뜻과 당론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이적한 장재식(張在植) 산업자원부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으나 ‘8·15 평양대축전 파문 때문에 임 장관을 사퇴까지 시키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한 측근의 전언.

해외출장중인 정우택(鄭宇澤) 해양수산부장관의 한 측근은 “처음엔 임 장관 문제가 잘 해결될 것으로 낙관했으나 상황이 예기치 않게 어려워져 고민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적의원들〓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임 장관 사퇴나 해임안 통과는 임 장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북포용정책 전반의 손상 또는 수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굴복한다면 더 이상 정치를 할 의미가 없으며 의원직 사퇴와 함께 탈당하겠다”고 말했다.

배기선(裵基善) 의원도 “송 의원과 같은 생각이다. 자민련이 이런 식으로 한다면 우리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30일 이적의원 모임에 불참한 송영진(宋榮珍) 의원은 “먼저 임 장관의 자진사퇴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안될 경우는 당인으로서 당론에 따른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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