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수인선 협궤 열차 "고향 앞으로"

  • 입력 2001년 8월 30일 01시 31분


인천시가 수인선(인천∼수원) 협궤철로를 달렸던 국내 최초 ‘협궤용 증기기관차’의 ‘인천 귀향’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사진작가 최병관씨로부터 협궤 열차구간인 수인선을 오갔던 증기기관차가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에 전시돼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답사, 사실임을 확인하고 인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기관차 소유주인 한국도로공사에 이같은 뜻을 전달, 긍정적인 답변을 받음에 따라 조만간 공문으로 기관차 인천 이전을 정식 요청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추억의 협궤 증기기관차를 인천으로 되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증기기관차는 1930년대 수원기관차 사무소에서 조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용 증기기관차로 완전 노후돼 폐차됐으나, 교육용으로 원래대로 복원돼 전시되고 있으며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이 도로공사에 기증한 것으로 안내판에 적혀있다.

길이 14.6m, 높이 3.2m, 폭 2.3m, 무게 42.94t인 이 증기기관차는 영동고속도로의 일부구간 공사를 맡았던 쌍용그룹이 철도청으로부터 사들여 도로공사에 기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기증 근거서류는 보관돼있지 않다.

인천시는 이 기관차를 넘겨받아 관광객이 많은 소래포구의 옛 수인선 철교구간이나 지금은 자취가 사라진 수인선 소래역을 복원, 전시해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에 보관중인 협궤객차 2∼3량을 더 들여와 함께 전시할 구상도 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철도청이 당초 철거하기로 했다가 시민들의 요구로 남겨두기로 한 소래포구 협궤철로에 이 ‘꼬마열차’를 전시하면 인천의 명물이 될 것”이라며 “특히 협궤열차를 탔던 시민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철도 폭의 절반인 76㎝의 수인선 협궤철도는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37년 일본이 경기 여주, 이천지역의 쌀을 인천항을 통해 반출하기 위해 인천과 수원사이 해안을 따라 52.8㎞에 걸쳐 건설한 철도. 적자 때문에 70년 말부터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되다 95년 12월31일 완전 중단, 폐쇄됐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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