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119 "문잠김사고 사절"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53분


‘단순한 문 잠김 사고는 사절합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앞으로 시민들이 열쇠를 분실했을 경우 잠긴 문을 열어 달라고 119에 전화해도 구조대원들이 출동하지 않고 시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소방방재본부는 28일 “단순히 문을 열기 위한 잦은 출동으로 체력소모와 피로누적 등이 심해 119구조대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앞으로 단순한 문 잠김 신고가 들어오면 가까운 열쇠수리점 전화번호를 알려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방방재본부는 또 아파트 경비실에 만능키를 비치해 입주민들이 문이 잠겼을 경우에도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권유할 방침이다.

이는 “열쇠를 분실했으니 문을 열어달라”는 신고가 급증하면서 긴급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구조나 사고수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지난 한해동안 119구조대의 문 개방 요청에 따른 출동건수는 1만1827건으로 전체 구조출동건수 3만4692건의 34.0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구조활동이나 위해요인 제거를 제외한 단순한 문개방 출동건수는 5131건으로 99년에 비해 28%나 늘어났다. 방재본부측은 구조대원들이 문을 열기 위해 고층아파트의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부에 진입할 때 추락사고의 위험도 커 구조대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열쇠수리업자들은 119구조대원들이 생계를 위협한다는 민원을 제기해왔다.서울시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실내에 치매환자나 지체장애인이 있거나 가스누출, 화재 등으로 신속한 문개방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출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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