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가슴이 뻐근" 심계 항진증 원인과 진단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22분


“하루종일 두근거리는 가슴 때문에 견딜 수 없어요.”

최근 회사원 박모씨(52·서울 강남구)가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이유는 1년째 심하게 ‘콩닥’거리는 가슴 때문. 처음엔 ‘차츰 낫겠지’하고 넘겼지만 갈수록 심해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가끔 의식을 잃는 경우까지 생겼다.

진단 결과 맥박이 정상 성인(분당 60∼80번)보다 배를 넘는 분당 200번 정도인 ‘심실빈맥’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막아주는 특수 기구를 가슴 속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긴장하거나 놀랄 경우 가슴이 심하게 뛰기 마련. 그러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이 오랫 동안 지속되면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는 일단 의료기관을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계항진의 주요 증상은 △갑작스런 두근거림 △가슴이 비는 듯한 느낌 △가슴이 뻐근하거나 콕콕 쑤시는 통증 등이다. 원인은 심장의 이상 유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심장에 원인이 있는 경우〓맥박이 일정하지 않을 때는 우선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다.

심장은 총연장 10만㎞에 이르는 인체 내 혈관을 통해 24시간 온몸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초강력 펌프’. 부정맥이란 이 펌프를 움직이는 전기 발생 장치인 우심방의 ‘동방결절’에 갑자기 이상이 생겨 맥박이 분당 100번 이상 또는 60번 이하로 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정맥은 누구나 생길 수 있고 대부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일부의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심장 기형, 선천성 심장병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심장에 원인이 없는 경우〓심장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릴 때는 각종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각종 스트레스와 피로〓심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일시적으로 심방이나 심실이 조기 수축되면서 맥박이 빨라지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과 담배에 의존할 경우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줄이고 적절한 운동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대개 며칠 내 증상이 호전된다.

△갑상샘 항진증〓회사원 이모씨(22·여)는 가슴이 계속 뛰면서 이유없이 살이 빠져 병원을 찾았다. 심장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어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갑상샘 항진증’으로나타났다.

목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 안쪽에 자리잡은 갑상샘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곳에 이상이 생기면 몸이 과열되면서 신체의 모든 대사 작용이 지나치게 활발해지고 따라서 맥박도 증가하게 된다. 갑상샘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투여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갱년기 증세〓40대 후반 이후에는 남녀 모두 호르몬 감소로 인한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겪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면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한편 뼈나 관절에 통증이 오는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각종 정신적 질환〓내과적인 검사를 통해 심장에 전혀 문제가 없고 맥박이 정상인데도 두근거리는 증세가 계속될 때는 신경정신과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우울증과 공황 장애, 불안 장애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 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은 대개 짜증과 불안, 불면증 등의 증세가 동반된다.

공황 장애는 심한 공포감과 함께 가슴 두근거림 증세가 계속되지 않는 대신 한 순간에 폭발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특징.

(도움말〓을지의대 순환기내과 최재웅교수, 정신과 주은정 교수)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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