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좌파’ 전성시대…방망이 10걸중 9명이 왼손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16분


한마디로 ‘왼손 천하’다.

올 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프로야구 선수는 457명. 이 중 왼손만 사용하는 선수는 90명. 스위치타자 5명과 우투좌타 9명을 곁들여도 104명에 불과하다.

이 정도만 해도 프로야구 초창기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숫자지만 왼손선수의 비율은 아직도 전체의 22.8%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알량한 통계만 믿고 이들 왼손선수들을 얕보면 안된다. 올해는 더더욱 그렇다.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른 27일 현재 타격순위를 보면 눈을 의심할 정도다.

스위치타자지만 왼손 타율이 훨씬 높은 ‘수입 갈매기’ 호세(0.356·롯데)와 심재학(0.353·두산), 에레라(0.348·SK)가 3파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타율 10걸 중 9위인 브리또(SK)만 빼놓고 9명이 왼손타자다. 11위인 이숭용(현대)과 12위인 장성호도(기아)도 왼손타자.

뿐만 아니다. 홈런왕은 오른손타자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도 깨진 지 오래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과 호세가 홈런 공동선두(31개)를 달리고 있고 장타력은 호세, 이승엽, 심재학, 데이비스(한화)의 왼손 4인방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도루에는 정수근(두산)이 있기에 타격 8개부문 모두 왼손타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수쪽은 왼손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고졸 2년차인 마일영(현대)이 승률 선두(0.833), 이승호(SK)가 탈삼진 2위(135개)를 달리며 10승을 돌파했고 차명주(두산)가 홀드 1위(14)를 달리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도 ‘왼손 바람’은 거세다. 20세기 초반 ‘전설의 홈런왕’이었던 베이브 루스가 은퇴한 뒤 ‘왼손타자는 교타자’라는 등식이 생겼지만 올해 내셔널리그에선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가 56홈런, 루이스 곤살레스(애리조나)가 48홈런을 치며 각각 1, 3위를 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타격선두인 스즈키 이치로(0.347·시애틀)도 왼손타자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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