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한나라-자민련 공조 신호탄…김종호총재대행 통외위 출석

  • 입력 2001년 8월 27일 16시 31분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이 27일 민주당측이 참석을 거부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전격 출석,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출석요구안을 가결시킨 것은, 자민련이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공조’를 위해 시동을 걸었음을 의미한다.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뜻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처신하는 김 대행의 스타일로 미뤄볼 때, 이날 그의 행동은 임 장관 문제에 관한 한 JP의 의지가 그만큼 확고함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행은 확대당직자회의도 주재하지 않은 채 통외통위에 출석했으며, ‘철수’를 권유하는 민주당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의 손길도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원내총무는 사견임을 전제로 “김 대행이 통외통위에 출석한 것은 임 장관 문제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란 물론 임 장관 경질이나 자진사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이 제출한 해임건의안 표결 때 자민련도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자민련이 과연 거기까지 나아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대행의 통외통위 참석도 아직은 청와대와 민주당에 대한 경고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음은 김 대행과의 문답 요지.

-자민련이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공조를 시작한 것으로 봐도 되나.

국민이 8·15 방북단 파문에 대해 불안해하고 분노하고 있다. 이런 현안이 있을 때는 당연히 통외통위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참석했다.

-민주당은 불참했는데….

저쪽(민주당)으로부터 (출석하지 말아달라는) 협조전화도 없었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회의라는 것은 회의장에 가서 알았다. 이런 현안에 대해 장관은 국민 앞에 나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게 옳다.

-임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때도 자민련은 독자행동을 할 것인가.

30일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자연스레 얘기들이 나올 것이다. 오늘 통외통위 참석은 임 장관의 진퇴나 사퇴 요구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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