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뜻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처신하는 김 대행의 스타일로 미뤄볼 때, 이날 그의 행동은 임 장관 문제에 관한 한 JP의 의지가 그만큼 확고함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행은 확대당직자회의도 주재하지 않은 채 통외통위에 출석했으며, ‘철수’를 권유하는 민주당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의 손길도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원내총무는 사견임을 전제로 “김 대행이 통외통위에 출석한 것은 임 장관 문제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란 물론 임 장관 경질이나 자진사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이 제출한 해임건의안 표결 때 자민련도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자민련이 과연 거기까지 나아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대행의 통외통위 참석도 아직은 청와대와 민주당에 대한 경고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음은 김 대행과의 문답 요지.
-자민련이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공조를 시작한 것으로 봐도 되나.
국민이 8·15 방북단 파문에 대해 불안해하고 분노하고 있다. 이런 현안이 있을 때는 당연히 통외통위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참석했다.
-민주당은 불참했는데….
저쪽(민주당)으로부터 (출석하지 말아달라는) 협조전화도 없었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회의라는 것은 회의장에 가서 알았다. 이런 현안에 대해 장관은 국민 앞에 나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게 옳다.
-임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때도 자민련은 독자행동을 할 것인가.
30일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자연스레 얘기들이 나올 것이다. 오늘 통외통위 참석은 임 장관의 진퇴나 사퇴 요구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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