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옥 공짜로 지어드려요"

  • 입력 2001년 8월 20일 21시 21분


전남 순천시 해룡면 양인숙씨(41·여)는 한달 전 평생 힘들 것 같았던 내집마련의 꿈을 이뤘다.

남편을 잃고 두 딸과 살고 있는 양씨는 4년 전 집이 불에 타 친정댁에서 더부살이를 했으나 지난달 25일 옛 집터에 새로 지어진 두칸짜리 한옥에 입주해 이젠 남 부러울것이 없다.

양씨에게 번듯한 한옥을 지어준 단체는 순천시 연향동 송죽평생문화원(원장 허명숙·許明淑·41).

노인복지시설인 송죽평생문화원은 98년부터 매년 여름 휴가철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장애인이나 혼자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들의 노후된 주택을 헐고 무료로 집을 지어주는 ‘사랑의 한옥 짓기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지은 집은 ‘사랑의 한옥’ 제4호.송죽평생문화원은 그동안 전남 순천과 구례, 광양 등에 한 채씩을 지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다.

자원봉사자들은 허원장의 남편 신형우씨(41·순천제일대 토목과 교수)의 제자들로 이들은 여름 휴가철이면 이 행사에 참여하기위해 가족과 함께 문화원을 찾는다.

‘전통 한옥을 짓는데 필요한 기둥이나 서까래 등 자재는 허원장과 문화원 회원들이 건축현장을 돌아다니며 수집하고 시멘트나 타일 벽지 싱크대 등은 업체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1년에 비록 한 채씩 밖에 짓지 못하지만 그 집은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습니다.”

허원장은 “‘사랑의 한옥 짓기 운동’을 한국의 헤비타트운동으로 발전시켜 불우한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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