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 조정시 매수 관점으로 접근

  • 입력 2001년 8월 20일 08시 35분


'조정시 매수관점으로 접근.'

20일 국내증시는 주말 미국증시의 하락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조정이 예상된다. 특히 은행, 건설주와 함께 그동안 주가상승을 견인했던 증권주가 7월들어 적자전환한 것도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1일(현지시간) FRB(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감과 원화강세 등이 급격한 조정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는 세계 최대의 PC판매업체인 델컴퓨터의 실적악화 발표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델 컴퓨터는 2분기(5~7월) 1억100만달러의 적자를 발표한 후 9.4% 하락했다. 미연방 항소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반독점제소 연기 청원을 기각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9월말부터 출시될 '윈도 XP'도 반독점 제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결국 지난주말 다우지수는 151.74 포인트(-1.46%), 나스닥지수는 63.31 포인트(-3.28%)하락했다.

증권주가 7월들어 적자로 전환한 것도 국내증시엔 악재로 작용한다. 은행 건설주와 함께 최근 국내증시 반등을 주도했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34억원) 현대증권(-1백21억원) 대우증권(-1백43억원) 동원증권(-2백61억원) LG투자증권(-18억원) 등이 적자로 전환했다.

액면가 이하 종목에 대해서도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조4천억원대로 떨어진 것이 주원인. 여기다 주가 약세로 증시안정기금과 상품주식에서 평가손실을 입은 것도 적자전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국내외 악재는 5일연속(매매일 기준) 상승한 국내증시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만으로는 매물벽이 두터운 580포인트를 상향돌파하기 어렵다"며 "지난 주말 미국증시 하락 등을 빌미삼아 시장참가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조정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다수 견해다. 조정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시중금리와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부담 감소 등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적한다.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을 통해 급격한 조정을 막아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

21일 FRB의 추가 금리 인하 이후 미국증시의 반등가능성도 급격한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게 김팀장의 전망이다.

기업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연초보다 크게 낮아진 것도 국내외 악재들이 던지는 충격을 줄여주고 있다고 J.P 모건증권은 주장한다.

이 증권사는 4분기나 내년 1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국내증시를 과거보다 덜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인정한다. 당분간 박스권이 불가피하지만 실적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되면 국내증시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조정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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