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우선주 3자배정' 주가왜곡 우려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46분


최근 코스닥등록기업들이 전례없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우선주를 발행하고 있지만 주식분산 의무 등 제도정비가 뒤따르지 않아 주가 왜곡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현재 이티아이와 테크원 삼한콘트롤스가 각각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우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에 대한 도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보통주와 별개로 거래돼 보통주의 주가가 떨어질 이유도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인수자 입장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아주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가 많아 상당한 시세차익을 노릴 만하다.

그러나 우선주가 제3자배정 방식으로 소수에게 넘어가면 해당 우선주의 주가가 크게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 3월 평화은행 우선주는 전량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했는데도 하루에 1주씩 상한가 매수주문이 나오면서 주가가 100만원대로 급등하기도 했다.

이번에 우선주를 발행하는 3개기업의 인수자도 삼한콘트롤스가 3명, 이티아이와 테크원이 각각 1명으로 평화은행 우선주의 사례처럼 수급 불균형에 따른 주가왜곡 부작용이 빚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행 유가증권등록규정은 주식분산요건조항을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에만 적용하고 있어 우선주에 대해서는 규제할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한편 3개 기업은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이들 기업의 우선주는 보호예수기간 없이 29일부터 거래될 예정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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