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英투자자문사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 로쉬 사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8월 8일 18시 28분


영국 권위있는 투자자문사인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IS)의 데이비드 로쉬(54·사진) 사장은 “한국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의지가 크게 쇠퇴했으며 한국의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는 2002년까지 한계기업 퇴출 등 기업구조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경기의 회복으로 한국 증시가 향후 1년내 20∼2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쉬 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조조정 대신 경기부양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한국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퇴출기업을 살리는 것이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결과를 가져와 미래의 한국경제에 큰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국내 경기에 대해 그는 “제조업체의 수주실적이 회복되고 있고 재고조정도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미뤄 미국경기가 5월에 바닥을 치고 상승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1년내에 S&P지수는 20%, 나스닥지수는 30%가량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술주의 반등이 빨라, 본격적인 정보기술(IT)산업의 생산성 회복세가 나타나기 전에 기술주의 주가는 상승한다는 것. 그는 또 신기술 발달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는 등 미국 경제가 여전히 긍정적이기 때문에 내년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5%에 달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펴기도 했다. 추가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적기 때문에 0.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증시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한국증시도 하이테크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이 일면서 1년 이내에 20∼25%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은 4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서게 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일본국민의 60% 가량이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을 원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경제개혁이 힘들 것”이라며 “일본정부가 국민에게 빌린 막대한 부채가 부실화될 경우 가계파산을 불러올 수도 있어 심각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엔화와 원화 약세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엔화절하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엔화의 약세가 계속될 수 밖에 없으며 엔화와 연동되는 원화도 동반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