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내친구]제트스키 마니아 정성철씨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50분


" 나 탈출하고 싶어”

찌는듯한 무더위가 계속되며 모두가 외치고 싶은 소리가 아닐까.

이런 면에서 정성철씨(40·㈜애드컴인포메이션 대표)는 ‘행운아’다. 제트스키라는 확실한 탈출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전국이 35도 안팎을 넘나 들며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리던 3일 오후. 오전에 서둘러 일과를 마친 정씨는 경기도 청평호로 탈출을 감행했다. 그곳에는 그의 수상 ‘애마(愛馬)’인 노란색 제트스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수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그 위에 구명조끼를 입자 모든 탈출준비가 끝. 그가 올라타자 그의 애마는 굉음과 함께 물을 가르며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지그재그로 달려 나가던 그가 갑자기 180도 회전을 하자 그의 애마가 물보라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것은 그의 몸을 이내 물에 흠뻑 젖게 만들었다. 회전과 질주를 몇차례 더 반복한 뒤 그는 선착장으로 애마를 몰았다.

“스피드와 시원함, 그리고 스릴이 있죠” 그가 말하는 제트스키의 매력이다. 여기에 여름철 석양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 매력에 그가 빠진 지는 올 해가 4년째.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1998년 여름 친구들을 따라 한강에서 제트스키를 탄 것이 그의 첫 경험이었다. 사실 그 이전까지만해도 그는 물과 친하지 않았단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가는 곳이 풀장이 전부였을 정도로. 바다와 호수는 드라이브 코스였을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청평호를 찾지 않고는 못배기게 됐다. 여름뿐만 아니다. 초여름의 문턱으로 들어가는 5월부터 시작된 그의 청평호행은 10월말까지 계속된다. 물론 두말할 것도 없이 제트스키 때문이다.

그렇다면 운동효과는 어느정도 일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회전할 때 팔뿐만 아니라 다리에 힘을 줘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근육이 발달하지요” 그러면서 보여준 그의 팔과 다리는 얼핏 보기에도 단단한 모습이었다.

마니아로서 그가 아쉬워하는 점 한가지는 거의 대부분이 수입품인 제트스키의 경우 특별소비세가 붙어 대당 최소 가격이 1000만원이상인 데다 렌트비용도 1시간에 10만원이 넘는 등 아직은 일반인이 즐기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청평=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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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의 오토바이라고도 불리는 제트스키는 누구나 쉽게 배워서 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물위에서 타기 때문에 넘어지더라도 큰 부상 위험도 없다. 하지만 단순히 전진만 한다면 곧 싫증이 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는 것이 좋을까. 이 질문에 대해 마니아 정성철씨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조언을 했다. 물론 순수하게 자신의 경험에 기초한 것.

첫째는 회전. 어느정도 타는 것에 익숙해졌으면 제자리 회전을 시도해 보라. 처음에는 천천히 회전을 하다 점점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하면 물보라의 시원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둘째는 파도타기. 파도를 가로 지르며 나가면 제트스키가 물위를 조금씩 점프하게 돼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다. 파도가 없는 호수에서는 달리는 보트 뒤에 생기는 물결을 이용하면 바다의 파도와 같은 효과를 맛볼 수 있다. 물론 보트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 또 회전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회전을 통해 파도를 만들어 탈 수 있다.

셋째는 함께 타기. 혼자 타는 것보다는 둘 이상이 함께 제트스키를 타고 나가 서로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등 가벼운 물장난을 하는 것도 지루함을 없애는 방법.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것은 금물이며 중심을 잃었을 경우 재빨리 스키에서 손을 떼고 보트 반대방향으로 물에 빠져야 한다. 보트 등에 부딪치지 않도록 항상 주변을 살피는 것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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