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호세 타격 5관왕 야망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50분


국내 프로야구에는 초창기 세워진 대기록이 여태껏 깨지지 않고 있는 것들이 있다.

투수부문에선 프로 원년인 1982년 OB 박철순의 22연승을 비롯해 83년 삼미 장명부의 30승, 84년 롯데 최동원의 한국시리즈 4승, 해태 선동렬의 세 번에 걸친 0점대 평균자책이 그것이다.

타격부문에선 82년 MBC 감독 겸 선수로 뛰었던 백인천의 4할타율(0.412)이 대표적이다. 백인천은 이밖에도 현재까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7할대 장타력(0.740)과 5할대 출루율(0.502) 기록을 함께 세웠다. 84년 삼성 이만수가 타율 홈런 타점왕을 동시에 차지해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것도 유일한 기록이다.

이제 세월은 흘러 20년 가까이 지난 올 시즌 초창기 대기록에 도전하는 검은 색 피부의 타자가 있어 야구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의 ‘수입 갈매기’ 호세. 팀은 꼴찌에 머물고 있지만 신기에 가까운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는 그는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른 6일 현재 타율(0.357), 홈런(26), 타점(82), 장타력(0.710), 출루율(0.506)의 타격 5개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이만수 이후 17년 만의 트리플 크라운을 비롯한 타격 5관왕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 94년 해태 이종범(현 기아)과 99년 삼성 이승엽은 최다 개인 타이틀인 타격 5관왕을 차지했지만 트리플 크라운 홀더는 아니었다.

게다가 호세는 백인천 이후 두 번째 7할대 장타력과 5할대 출루율을 노리고 있다. 장타력은 백인천에게 뒤지지만 출루율은 오히려 앞서 신기록 경신도 바라볼 수 있는 상태다.

문제는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 최고의 파워배팅을 구사하고 있는 호세를 볼넷으로 내보내 방망이를 휘두를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는 것. 호세는 83볼넷으로 이 부문 공동 2위인 현대 박경완(69개)과 5위 이승엽(67개), 8위 우즈(62개)에 비해 심한 견제를 받았다.

그러나 최고의 파워배팅을 자랑하는 호세의 최대 장점은 다른 장거리포 타자들에게 부족한 정교한 타격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98년 두산 우즈가 42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코리안 드림’을 일궈냈을 때보다 더한 감동과 찬사가 호세를 기다리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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