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국내연구진 체세포로 난자 생산 성공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15분


국내 연구진이 체세포를 이용해 난자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해 불임치료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소장 박세필)는 7일 소의 귀에서 떼낸 체세포를 핵을 미리 제거시킨 난자에 집어넣어 정상적인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자극과 화학물질 등을 이용해 체세포가 지닌 한 벌의 염색체에서 절반의 염색체를 제거했다. 난자는 체세포가 가진 염색체의 절반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절반은 정자가 가지고 있어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면 비로소 한 벌의 온전한 염색체를 갖게 된다.

연구팀은 핵이 제거된 29개의 난자로 체세포 염색체 절반을 가진 24개의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이 가운데 6개가 정자와 체외수정 후 자궁에 바로 이식이 가능한 배반포기까지 발생했다.

이로써 불임 여성들이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해 자신의 염색체를 지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선천적으로 난소가 없거나 조기 폐경, 또는 암으로 난소를 잘라내 난자를 생산할 수 없게 된 여성들은 다른 여성의 난자를 제공받아 임신을 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아이가 가진 절반의 염색체는 다른 여성의 것이었다.

박 소장은 “지난달 초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같은 방법으로 사람의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 난자를 정자와 체외 수정시킨 뒤 한 차례 분열시키는 데 그쳤다”면서 “소의 경우 난자의 핵이 잘 보이지 않아 소 난자의 체세포 이식이 사람보다 더욱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을 빼낸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하는 방법은 복제양 돌리를 만든 방법과 아주 유사해 윤리적인 논란 가능성도 안고 있다.

이렇게 만든 난자로 태어난 아이는 부모의 염색체 DNA 외에 다른 여성이 제공한 난자의 세포질에 남아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도 지니게 된다. 색다른 DNA를 함께 지닌 아이가 의학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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