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10월 재보선… 與 "조용히" 野 "힘다해"

  • 입력 2001년 8월 3일 18시 28분


與 당4역회의
與 당4역회의
10·25 재·보선을 맞는 여야의 자세에 미묘한 입장 차가 나타나고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각각 ‘필승 후보’ 물색에 골몰하는 가운데서도 여권의 경우는 다소 ‘조용한 선거’로 몰고간다는 전략인 데 반해 야당은 ‘선거판 키우기’를 통해 전면전을 벌여 기세장악에 나설 채비이기 때문이다.

관심의 초점 중 하나인 재선거 지역구 수는 서울 동대문을과 구로을 두 지역에 그칠 가능성이 큰 상태. 2심에서 회계책임자와 사무장이 각각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실형을 선고받은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강릉) 의원과 장성민(張誠珉·서울 금천) 의원이 ‘대법원 판결전 의원직 사퇴후 출마’ 수순을 밟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해가고 있기 때문. 최 의원의 경우 헌법소원까지 제출한 상태여서 두 지역 모두 대법원 판결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치러질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까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되도록 ‘조용한 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

우선 서울 동대문의 경우 지난해 총선에서 3표 차로 낙선한 허인회(許仁會) 당무위원의 재출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

한 당직자는 “여론조사에서 허 위원이 한나라당에서 어느 후보를 내든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로을. 여권 내에서 거론되는 후보들을 골라 여론조사를 했지만 모두 한나라당 이승철(李承哲) 현 위원장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후문.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의원직이 박탈된 장영신(張英信) 전 의원만이 승산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장 전의원을 설득해 출마시켜야 할 판”이라고 실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10월 이번 재·보선에서 정부에 대한 ‘전면공세’를 펴 여권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내년 대선에서의 ‘이회창(李會昌) 대세론’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최대한 선거판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계산 아래 내심 최돈웅 의원이 후보사퇴 후 출마수순을 밟아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윤영찬·선대인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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