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삼성전자20만원 넘으면 외국인매수강도 약해질 듯

  • 입력 2001년 8월 2일 08시 34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외국인들이 7월 25일이후 6일연속(매매일 기준)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7월 한때 55%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도 57.15%로 늘어났다(1일 기준).

이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16만 7000원(7월 16일)까지 떨어졌던 주가도 2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동기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NEC와 하이닉스반도체의 감산으로 시장지배력이 더욱 견고해져 하반기 반도체 가격회복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선취매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주당 순장부가치가 최소한 13만원은 되기 때문에 17만원대에서 추가하락 위험은 적어 외국인들이 매수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정재환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삼성전자가 NEC와 하이닉스반도체의 감산에 따른 최대수혜주라는 인식과 17만원대 가격은 기업가치에 비해 저렴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외국인들이 매수한다"고 설명했다.

전일 메릴린치증권이 전세계 11개 반도체 업체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것도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메릴린치증권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전세계 11개 반도체 업체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쟁업체인 마이크론사의 투자등급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Accumulate)로 한단계 올렸다.

반도체 업체가 여전히 과잉설비투자와 수요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조만간 '최악의 상황'이 끝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율적인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그리고 반도체 가격의 안정으로 반도체 주식이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동안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증권의 투자등급 상향조정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유발시킬 것이라고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전망한다.

하지만 3분기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가 매수 강도는 떨어질 것이란 게 시장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즉 20만원을 넘어서면 가격메리트가 줄어들어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3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기 때문에 추가상승 여력이 제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모건스탠리증권).

김성노 동부증권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악화로 삼성전자를 매도했던 외국인들이 17만원대까지 조정을 받자 재차 매수에 나섰다"며 "3분기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저가 메리트가 사라지면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가 약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팀장은 22만원대를 넘어서면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가 급격히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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