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주식공모 눈치작전 치열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47분


주가가 바닥을 기는 바람에 신규등록기업의 시장조성이 속출하면서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이 공모 일정을 잡는데 극심한 눈치작전을 펴고 있다.

현재 등록 예비심사가 승인돼 등록을 준비중인 기업은 총 42개사. 이중 아라리온 윤디자인연구소 안철수연구소 등 3개사만 다음달 중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며 나머지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의 눈치를 보며 공모 날짜를 미루고 있다.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한 한 업체 관계자는 “요즘같은 시장분위기에서는 높은 청약률이 나오기 힘들고 그 여파가 등록 이후 주가에도 미치기 때문에 시장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성을 신고한 6∼7월 코스닥 신규등록 종목 (단위:원)
종목공모가본질가치액면가현재가등록일
나라엠앤디40,00036,2045,00026,1506.12
시그마컴3,5002,6235002,9706.21
인터스타테크놀러지10,5008,7515008,6106.26
테크메이트3,7002,8055003,4106.28
예스테크놀로지9,0006,4165009,3007.10
한텔23,00018,6345,00020,0007.24
CJ푸드시스템11,30010,6791,00010,0507.26
우진세렉스10,0008,4341,0009,1007.26
(자료:코스닥증권시장)

특히 액면가가 500원을 넘거나 공모가를 상대적으로 높게 잡고 있는 기업들은 초긴장 상태. 최근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종목 중 본질가치 할증률과 관계없이 공모가격만 높으면 시장조성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월 이후 신규등록한 27개 종목 중 공모가가 9000원 이상인 종목은 모두 9개며 이중 8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의 91%를 밑돌아 시장조성을 신고했다. 시장조성 종목은 본질가치 할증률이나 액면가 대비 공모가와 무관하게 단지 매매기준가인 공모가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예를 들어 26일부터 매매가 시작된 종목 3개 중 공모가가 1만원 이상인 우진세렉스(1만원)와 CJ푸드시스템(1만1300원)은 각각 26일, 27일에 시장조성 신고를 했지만 공모가가 절반수준인 파인디앤씨(5200원)는 27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액면가가 1000원인 우진세렉스와 CJ푸드시스템의 공모가와 본질가치를 파인디앤씨의 액면가인 5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공모가는 비슷한 수준이며 본질가치는 각각 4217원과 5339원으로 오히려 파인디앤씨의 4203원보다 높다.

이처럼 같은 조건에서도 공모가가 높은 종목만 주가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증시관계자들은 “투자심리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보고 있다. H증권의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불투명하고 예심을 통과한 기업들은 많아 공모 일정을 잡는데 애로를 겪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들의 공모가격 후려치기도 심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조성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주간사가 등록이후 1개월내에 공모가격의 80% 이하로 하락하면 공모물량을 사들이는 제도.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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