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고종수 '쏘면 결승골'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36분


“히딩크 감독님! 실수한 겁니다.”

‘앙팡테리블’ 고종수(23·수원 삼성)가 독기를 품었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한 뒤 단골로 드나들던 ‘히딩크 사단’에 26일 처음으로 선발되지 못한 한을 프로 그라운드에서 풀고 있다.

28일 홈에서 열린 포스코 K리그 대전 시티즌전. 고종수는 1-1로 무승부가 유력시되던 후반 42분 승부를 가름하는 결승골을 작렬,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고종수의 결승골에 힘입은 수원은 승점 20을 기록, 이날 전북 현대모터스와 0-0으로 승부를 가지지 못한 1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22)를 바짝 따라붙어 선두탈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종수는 정규리그에서 도움 공동 1위(5도움), 골 공동 4위(5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부진하던 수원의 ‘고공 비행’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고종수는 최근 4경기에서 3골의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정규리그 5골 중 4골을 결승골로 잡아내는 ‘순도 높은’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원이 거둔 6승 중 4승이 그의 발끝에서 나온 것.

경기가 끝난 뒤 고종수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 언제든지 기회가 있다는 것을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대표 탈락을 계기로 더욱 분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히딩크 감독이 밝힌 고종수의 탈락 이유는 체력. 히딩크 감독은 28일 안양과 전남의 목동경기를 관전한 뒤 “정확한 사유를 밝힐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에게 있어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체력이 가장 큰 제외 사유였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고종수가 11일 전남 드래곤즈전 이후 5경기 연속 90분 풀타임을 뛰고 있는 것을 볼 때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

이날 수원경기에선 대전 서포터스와 수원 서포터스가 경기 직후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몰지각한 서포터스는 경찰을 향해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는가하면 주차된 차량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29일 부천에서 열린 성남 일화-부천 SK전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성남은 4승5무2패(승점 17)로 4위에, 부천은 2승5무4패(승점 11)로 9위에 각각 그대로 머물렀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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