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매매가 급등 인플레 우려"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30분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주택의 전세금과 매매가격이 급등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나타날 수 있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처음으로 경고했다.

전 총재는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전략세미나에서 ‘현재의 경제상황과 정책대응’이란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총재는 “올들어 소비자물가가 5%나 상승하고 연간상승률도 4.4%로 목표수준(3±1%)보다 높은 상황에서 전세금 및 매매가격이 오르는 등 부동산시장이 부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전 총재가 이처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동안 추가금리인하를 시사하던 내용과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전 총재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위축으로 세계경제가 동시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출과 설비투자가 둔화돼 한국경제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작년 4·4분기에 매우 위축됐던 소비가 올들어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만으로 경기를 지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경영과 투자 등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기업활동의 부담을 없애주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이 시장질서를 교란시키며 건전한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시적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활성화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등 미시정책을 통해 경기부진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 총재는 “현재 금융·외환시장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며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34조원 규모의 회사채 물량이 원활히 소화되도록 시중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이상징후가 포착될 경우 필요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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