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탄생 反물질소멸 원인 첫 규명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23분


입자가속기 앞에 선 연구팀
입자가속기 앞에 선 연구팀
우주 탄생의 수수께끼 중 하나인 ‘반(反)물질(antimatter)’이 사라진 이유가 밝혀졌다.

빅뱅(대폭발) 직후 물질과 반물질은 같은 양으로 존재했으나 반물질이 더 빨리 붕괴돼 사라지는 바람에 ‘살아남은’ 물질이 우주를 생성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한 국제연구팀에 의해 규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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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미국 등 14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연구팀 ‘벨 그룹’은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 고에너지 물리학 학술회의’에서 “물질과 반물질의 붕괴율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 쓰쿠바에 있는 대형 입자가속기에서 원자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인 소립자 중 하나인 ‘B-중간자’와 ‘반 B-중간자’ 3000만쌍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반 B-중간자의 붕괴율이 B-중간자보다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반물질과 충돌하지 않고 살아남은 물질이 현재의 우주를 만들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물질과 반물질은 충돌하면 소멸되기 때문에 반물질이 물질과 똑같은 양으로 존재했다면 현재의 우주가 탄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벨 그룹의 한국 대표인 서울대 김선기 교수(물리학과)는 “물질과 반물질의 붕괴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1964년 미국의 발 피치 박사 등이 일부 소립자에서 처음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으나 모든 소립자에 적용하지는 못해 왔다”며 “이번 결과는 우주가 어떻게 탄생하고 존재할 수 있었느냐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물질▼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로 이루어지는 실재의 물질에 대하여 그 반입자(反粒子)인 양전자, 반양성자, 반중성자로 이루어진다. 즉 물질은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전자 등이며 반물질은 거울 속 모습처럼 전자 등과 대칭되는 것으로 다른 성질은 거의 같지만 전기적 성질인 ‘전하’는 다르다. 예를 들어 전자는 마이너스(-)지만, 반전자는 플러스(+)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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