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우울한 어닝시즌…한-미 '동병상련'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45분


우리나라와 미국 증시가 향후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닝시즌(실적발표기)중인 미국 기업들이 3·4분기 실적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나스닥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외국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시작됐지만 삼성전자의 불투명한 실적 전망으로 벌써부터 기술주에 대한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있다. 증시가 당분간 약세 장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요기업의 실적전망
(주당 순이익 기준, 단위:센트)
기업명2/4분기 실적(예상치)3/4분기 전망
인텔12(10)"많아질수도 적어질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1(예상치 충족)예상치(45)보다 낮은 39-40전망
IBM115(예상치 충족)미공개
노텔-48(예상치 충족)미공개
썬마이크로-3(예사이 충족)"미국경제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PMC-시에라8(139)예상치 하향조정
이베이12(9)예상치 상향조정
(자료:cnnfn닷컴)

▽우울한 미국 기술주 전망〓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2·4분기 실적발표를 마침으로서 미국 S&P500지수에 포함된 500대 기업중 절반 정도가 수익발표를 마쳤다.

실적 발표 기업중 145개 기업이 2·4분기 수익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3·4분기 실적전망에 대한 기업의 코멘트에 일희일비하는 모습.

인텔이 3분기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았으며 IBM와 썬마이크시스템즈 등 대형 IT기업들도 “경기가 워낙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3·4분기 실적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기술주의 큰 축인 마이크로소프트가 19일 3·4분기 주당 순이익을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45센트에 못미치는 39∼40센트로 예상하면서 20일 나스닥지수를 다시 2000선 부근까지 끌어내렸다.

대우증권 김영호연구위원은 “3·4분기 실적전망 코멘트를 하지 않는 미국 기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실적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미국 기술주 실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엄준호선임연구원은 “예상 실적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IT기업의 바닥을 얘기하려면 올해말도 힘든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았다.

▽국내도 어닝시즌〓하이닉스반도체(19일)와 삼성전자(20일)를 시작으로 포항제철 삼성전기 LG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이 8월초까지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실적부진 발표로 주가가 급락한 반면 옥션 주택·한빛은행 등은 실적 호전 발표로 주가가 큰 폭 상승했다. 주가는 실적에 따라 등락하고 있는 양상.

동원경제연구소의 온기선이사는 “정보통신기업과 전통기업의 실적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비중이 높은 기술주의 투자는 여전히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내수 기반을 둔 통신주를 비롯해 금융주와 한국전력 등은 8∼9월에 분할매수할만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외부 요인이 국내 기업 실적을 좌지우지 할 것으로 보고있다.

굿모닝증권의 홍춘욱애널리스트는 “27일 발표되는 미국기업의 주문을 나타내는 내구재수주지수와 28일의 미국 2.4분기 GDP성장률발표를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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