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애널리스트 "나 떨고 있니?"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45분


미국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소속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의 잘못된 투자권고로 손해를 본 투자자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특히 배상판결 대상이 된 투자종목이 인터넷 관련주라는 점에서 기술주 폭락으로 손실을 본 다른 투자자의 소송이 잇따를지 관심거리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이같은 소송이 일어날 수 있어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건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기는 어려운 형편.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자에서 메릴린치증권이 애널리스트의 잘못된 투자권고의 대가로 40만달러(약5억여원)를 투자자에게 배상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입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주에 대한 낙관론자로 유명한 헨리 블로젯.

그는 인터넷업체 인포스페이스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데도 ‘매수’추천을 유지해 이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는 약 50만달러의 손해를 봤다.

이 투자자는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중재소송을 제기했으며 메릴린치는 중재위원회에 넘어가기 전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해 배상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번 소송의 원고측 변호사는 “프라이스닷컴, 드럭스토어닷컴에 대한 매수 추천으로 투자자에 손해를 입힌 모건스탠리의 인터넷 분석가 메리 미커, AT&T 와이어리스를 매수 추천한 전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유사한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소송은 국내에서도 멀지않은 시기에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등록업체인 프로칩스(위성방송용 셋탑박스업체)는 지난 3월말 부도가 났으나 부도내기 40일 전인 2월19일에 D경제연구소가 이 회사를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가진 우량기업으로 매수추천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따라 이를 믿고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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