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터널의 끝' 500선이 '바닥'인가…주간전망 비관적

  • 입력 2001년 7월 21일 10시 55분


종합주가지수 540선마저 붕괴된 거래소의 지수전망이 50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불안한 미국증시와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500선이 바닥'이라는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외국인과 투신권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코스닥 시장도 침체는 마찬가지.

하지만 다음주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KTF와 닷컴주를 비롯한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가매수 움직임으로 지수 67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거래소 전망▼

`기어이 500선 바닥을 확인해야 하는가'

최근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리는 하락장세가 지속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550선 위에서 놀던 지난 12일까지만해도 540∼550선 지지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했으나 13일 550선이 깨지고 다시 7일만인 20일 540선마저 붕괴되자 지수전망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모습이다.

이제 더이상 기댈 언덕이 없는만큼 전저점(491.21P, 4월10일) 근처인 500선까지흘러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에 이의를 다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불안한 미국증시

6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 악화는 계속되고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지않자 미국 증시는 탄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우 10,500선 나스닥 2,000선이 유지되고는 있으나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그릇'처럼 불안하기만하다.

21일 새벽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22포인트(0.84%) 내린 2,029.3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3.35포인트(0.31%) 떨어진 10,576.65에 마감됐다.

전날 대표적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3분기 실적악화 경고가 무겁게 장을 짓눌러 모멘텀을 찾지못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는 방향성 없이 엇갈려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실종된 매수주체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지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국직전으로 몰린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는 투자심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정부는 아르헨티나가 설사 지급불능상태에 빠진다해도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가적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제붕괴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전체에 도미도 현상을 몰고와 `이머징마켓'의 외국인투자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증시의 버팀목이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들어 43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속적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연기금이 동원된데 힘입어 기관이 245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도 저가매수에 나서 190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응집력이 떨어져 지수방어에 큰 도움이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 공세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등 대형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지수안전판도 사라진 상황이다.

◆ 500선 바닥확인 여부 관심

전문가들은 일단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겼던 550선과 540선이 차례로 무너진 이상 박스권 하단을 500선으로 낮춰 잡아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가 530대인 지금도 과매도상태지만 투자분위기가 너무 위축돼있기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500선까지 밀려 바닥을 치는 것을 확인하고 `저가 매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단기적 상승모멘텀도 없어 아직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예상되는 손실을 염두에 둬야하는 조정국면이지만 500선 이하로 지수가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않는다고 말했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500선은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더이상 밀리는 것을 방치할 경우 증시붕괴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어 정부입장에서도 뭔가 대책을 세우지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때문에 500선이 바닥이라는 시장의 공감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주요기업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다음주 초·중반까지는 약세가 예상돼 520선까지는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현대차, 포항제철 등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만큼 더이상 추락하지않고 반등을 모색하는 국면이 지루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닥 전망▼

다음주(23-27일) 코스닥시장은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 67선을 중심으로 한 등락이 거듭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외국인과 투신권이 매물을 쏟아내는 한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실적재료' 부각으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확산됨에 따라 당분간 대규모 매수세 유입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최근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연.기금의 저가매수는 부분적인 심리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여기에 시가총액 1위인 KTF를 비롯한 업종대표주에 몰리는 외국인 매수세는 급격한 지수하락을 저지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16%를 차지하는 KTF에대해 외국인이 연 6일째 매수우위를 보인 점은 지수안정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기술적으로 단기 저점을 확인한 KTF의 20일 이동평균선(3만5847원) 안착시도가 다음주 지수향방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번주 후반 반등을 시도했던 닷컴주도 지수반등의 변수로 예상된다.

특히 닷컴주는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대중주라는 점에서 겹겹이 쌓인 시장악재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다음주 코스닥시장은 실적발표 시즌의 한계성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2000선에서 등락하는 나스닥과 1만2000선이 붕괴된 일본지수는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회복을 더디게하고 있다.

따라서 코스닥지수는 67선을 중심으로 한 등락과정이 거듭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 수석연구원은 "전저점인 64선에 근접할수록 반등심리가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적게는 65선과 70선에서, 크게는 64선과 73선의 박스권에서 반등의 모멘텀 찾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유망 종목에 대해 정 수석연구원은 "이미 KTF를 비롯한 업종 대표주와 닷컴주는 대표적인 낙폭과대주로 외국인매수와 더불어 저가 매수의 메리트가 다음주에도 연장될 것"이라면서 "기업재료를 보유한 개별주도 산발적이기는 하나 단기대응은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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