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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0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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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손영래(孫永來)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세무서 순시를 이유로 자리를 뜬 것은 비겁한 짓”이라며 “국회에서 손 청장의 ‘조사 기피’ 행위를 엄중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의원들이 8시간 이상 기다렸으나 손 청장이 끝내 나타나지 않고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권위와 기능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도망가듯 줄행랑을 놓은 것은 청와대를 비롯한 상부 지시에 의한 것 아니겠느냐”며 “언론사 세무조사가 부당하게 진행됐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이와 정반대로 당4역 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서울지방국세청 방문 조사를 ‘헌법파괴적인 야만 행위’라고 성토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야당이 정당 활동이라는 이름을 빌려 행정부에 가서 따지고 자료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3권 분립 취지에 어긋난다”며 “이는 자신들의 입지 강화를 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정세균(丁世均) 기조위원장은 “야당의 건전한 비판이 아닌 폭력이자 깡패와 다를 바 없는 행태”라며 “서울국세청장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입법기관인 의원들이 법을 유린하며 행정기관을 상대로 시정 잡배들이나 하는 행패를 부린 것은 전형적인 구태정치”라는 논평을 냈다.
<송인수·윤종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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