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동춘 화물터미널 건설 논란

  • 입력 2001년 7월 20일 01시 31분


인천 연수구 동춘동 5000여가구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화물터미널 건설 공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트럭이 들락거리면서 공해가 발생하는 화물터미널을 인천시가 도시계획을 변경까지 해주면서 수용한 것은 주거환경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트럭터미널〓㈜서부트럭터미널이 동춘동926 일대 7만7718.8㎡(2만3509평) 부지에 최근 공사를 시작한 이 화물터미널은 2만8814.5㎡(8716.4평) 크기의 터미널, 중소기업 상품 전시장 시설과 48904.3㎡(1만4793.6평) 크기의 대형 유통시설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화물터미널은 모두 139대의 트럭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공사를 끝낸 뒤 바로 옆에 있는 남동공단의 입주업체들을 상대로 화물을 처리할 계획이다.

도, 소매를 겸할 대형 상가는 오는 9월쯤 공사를 시작해 2003년말 경 문을 열 계획이다.

연수택지지구와 남동공단을 가르는 승기천 옆의 이 땅은 당초 지난 94년 연수지구택지개발사업이 대략 마무리되고 아파트 입주가 한창일 무렵 시 도시계획에 따라 터미널과 공산품 도매전시장 등의 용도로 지정됐다.

그 뒤 5년여 동안 빈 땅으로 남아있다가 99년 ㈜서부트럭터미널이 땅을 사들인 뒤 올해 초부터 사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시계획 변경을 해준 인천시에 특혜의혹이 쏠리고 있다.

▽주민반대〓터미널에서 200여m쯤 떨어진 동춘동 한양1차 1020가구를 비롯해 주변의 우성, 대우, 삼환, 현대, 삼성 등 5000여 가구의 아파트 주민들은 생활 환경을 해친다며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파트 단지 안팎에 플래카드를 내걸어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한편 시의회와 구의회, 구청에 청원서도 냈다.

주민들은 청원서에서“단위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화물터미널을 만들면 아파트 값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이곳은 인천지하철의 역세권으로 상업지구가 형성돼야 하는 만큼 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공사 저지를 위해 어떠한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박선재씨(42·우성아파트)는 “트럭들이 집 바로 앞의 도로를 오가고 주차장에서 매연과 소음이 발생할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그대로 둘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인천시와 트럭터미널 입장〓인천시는 이 시설이 이미 94년부터 계획된 것이고 법적인 문제도 없는 만큼 공사를 백지화 시킬 이유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부트럭터미널 관계자도 “터미널과 주택가 사이에는 화물 집, 배송 센터 건물과 녹지대가 들어서기 때문에 소음이나 매연 등의 피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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