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군산 '일제수탈사 박물관' 선다

  • 입력 2001년 7월 18일 21시 40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반일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 군산시가 ‘일제 수탈사 박물관’을 짓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산시는 18일 “일제 수탈의 역사적 현장인 장미동의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을 후세들을 위한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제 수탈사 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현재 개인 소유인 조선은행 건물과 부지를 사들여 일제 수탈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념물과 옛 사진 등을 모아 전시키로 하고 각계 의견을 들어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예산확보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일제가 23년 지은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대지 2000여㎡에 2층 규모로 독일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석공들이 시공을 맡았으며 당시 웅장한 규모로 화제가 됐던 건물이다.

이 은행은 일제가 군산항을 통해 1년에 250만석이 넘는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해가던 당시 구심점 역할을 하던 곳으로 세월이 흘러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자 이 건물을 아예 철거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건물은 해방 이후 유흥업소 등으로 사용되다가 화재로 내부는 불타고 겉모습만 남아 있는데 전북도는 이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김양규(金良奎)군산문화원장은 “역사 교과서까지 왜곡하는 일제의 몰염치에 맞서 우리의 후손들이 굴욕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산〓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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