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1군에 살아남기 위해선 어떤 고통도 참을 수 있다는

  • 입력 2001년 7월 9일 17시 41분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슈~웅....퍽!!!'

"으~~윽!"

8일 인천에서 벌어진 SK와 LG와의 경기에 앞서 운동장에서 벌어진 순식간의 사고 현장이다.

사고 가해자는 LG 포수 장재중이었고 피해자는 3루수 권용관.

사고의 발단은 이렇다.

어느 선수나 마찬가지겠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 감독에게 인사하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으로서 당연한 일.

2군에서 숱한 고생을 겪으면서 자신을 1군으로 이끌어준 김성근 감독에 대한 권용관 선수의 존경심은 더욱 유별나기 때문에 권용관은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불펜 피칭을 지켜보던 김 감독을 향해 90도 각도로 인사를 했다.

사고는 이 순간에 발생했다.

선배 장재중의 연습 타구가 총각(?) 권용관의 급소를 향해 먹이를 쫒는 매처럼 갑작스레 달려들었다.

다른때 같았으면 여유있게 피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에게 정성껏 인사를 마치고 고개를 드는 순간이라 달려드는 공을 미쳐 보지 못했다.

이후 권용관은 그라운드에 나둥그러졌다.

하필이면 총각에게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거시기(?)에 백구가 달려들었기 때문.

어지간한 충격에도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 부위에 그 딱딱한 야구공으로 맞고 말았으니 경기장은 권용관의 괴성과 함께 순식간에 긴장감이 흐르고 말았다.

총각 권용관의 부상이 걱정스럽기보다는 3루수 권용관의 플레이가 걱정된 것이 솔직한 심정들이었다.

5분여가 지난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권용관은 '휴~! 이제 장가는 다 갔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속내는 이러했으리...

'하마터면 2군으로 다시 내려갈 뻔 했군!'

부상을 걱정하는 김 감독이나 가해자 장재중의 염려를 위로라도 하듯 권용관은 이날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득점의 평범한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럭저럭 제 몫은 했지만 부상 후유증은 장가를 가 봐야 알 노릇이니 LG 중위권 도약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권용관의 고민은 결혼 이후에 더해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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